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스티브 잡스』의 저자 월터 아이작슨이 2022년 펴낸 『코드 브레이커』는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선구자인 제니퍼 다우드나의 첫 공식 전기입니다.
이 책은 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 과정과 혁명적인 과학적 발견의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며, 현대 생명과학의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를 대중에게 접근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저자 월터 아이작슨의 놀라운 이력
월터 세프 아이작슨(Walter Seff Isaacson, 1952년 5월 20일~)은 미국의 저명한 작가, 언론인, 교수로서 위인 전기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 펨브로크 칼리지에서 수학했습니다.
아이작슨은 타임지의 편집장, CNN의 회장이자 CEO, 그리고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비당파 정책 연구 기관인 아스펜 연구소의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천재 전문" 전기 작가로 불리며 스티브 잡스, 벤자민 프랭클린,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역사적 인물들의 삶과 업적을 깊이 있게 조명한 저서들을 출간했습니다. 타임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는 툴레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코드 브레이커: 책의 개요와 주요 내용
『코드 브레이커』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견과 발전 과정을 다루면서,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과 연구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종합 1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강력 추천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9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명의 기원부터 시작해 크리스퍼의 발견, 유전자 편집, 크리스퍼의 활용, 윤리적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아이작슨이 다우드나가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부터 이 책을 준비했다는 사실입니다. 노벨상 수상에 관한 내용은 책의 맨 마지막에 비교적 짧게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이 책은 단순한 업적 기록을 넘어서는 깊이를 보여줍니다.
아이작슨은 복잡한 과학 원리를 명쾌하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는 생화학과 유전자 편집의 복잡한 세계를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만들어냅니다. 크리스퍼의 개발과 적용에 대한 설명은 과학적 발견의 여정을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전달하며, 과학자들의 지적 호기심, 결단력, 혁신을 내러티브로 엮어냅니다.
제니퍼 다우드나: 비범한 과학자의 여정
제니퍼 앤 다우드나(Jennifer Anne Doudna)는 1964년 2월 19일 워싱턴 D.C.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하와이에서 자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부모님의 격려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습니다.
다우드나는 포모나 대학에서 화학 학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콜로라도 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토마스 체흐(Thomas Cech) 지도 아래 박사 후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후 예일 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2년부터 UC 버클리 분자세포생물학부 및 화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여자가 무슨 과학을 하겠다고. 너 화학이 뭔지는 아니?" 같은 업신여김을 경험했지만, 강인한 인성과 과학적 재능으로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서 큰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그녀의 결단력, 겸손함, 장애물을 극복하는 능력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집니다.
크리스퍼 기술과 그 획기적인 발견
다우드나와 프랑스 미생물학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2012년,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후천적 면역체계인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습니다. 이들은 박테리아의 방어 메커니즘을 연구하여 크리스퍼-Cas9(CRISPR-Cas9)이라는 유전자 편집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tracrRNA가 crRNA를 생성할 뿐 아니라 Cas9 효소와 함께 표적 DNA에 결합해 절단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발견입니다. 둘째, 이 두 RNA를 하나의 단일 가이드 RNA로 융합하는 방법을 발명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유전자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는 혁명적인 도구가 탄생했습니다.
크리스퍼 기술은 유전적 난치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으며, 인간의 유전적 특성을 변화시킬 잠재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개발, 바이러스 진단 키트 제작, 치료제 연구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과학계의 역사적 순간
2020년 12월, 제니퍼 다우드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크리스퍼-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의 개발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는 노벨 화학상 100여 년 역사에서 여성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여섯 번째이며, 두 여성이 함께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다우드나와 샤르팡티에는 이 혁신적인 발견으로 10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UC 버클리 대학은 다우드나가 버클리 교수진 중 25번째 노벨상 수상자이며, 버클리 교수로 재직 중인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발표했습니다.
윤리적 함의와 미래 전망
『코드 브레이커』는 크리스퍼 기술의 과학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져올 윤리적·사회적 문제도 깊이 있게 다룹니다. 인류가 자신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면서 제기되는 중요한 질문들-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누가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가-을 탐구합니다.
다우드나 자신도 이 기술의 양면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유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힘을 가졌습니다. 실로 대단하고 두려운 능력이지요. 그러니 우리에게 주어진 힘을 존중하면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그녀의 말은 이 기술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과 책임을 상기시킵니다.
20세기 전반이 물리학의 시대였고, 후반이 정보기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시대입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생명의 역사상 처음으로 진화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인류에게 주었습니다. 이 책은 그 중요한 과학적, 윤리적 전환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코드 브레이커』는 단순한 과학자의 전기를 넘어, 인류가 맞이한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과 도전을 깊이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호기심, 협력, 그리고 발견의 기쁨이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경이로운 접점을 독자들에게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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