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기울어진 평등: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제시하는 불평등 해소의 새로운 패러다임

꿀깨비 2025. 5. 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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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평등: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제시하는 불평등 해소의 새로운 패러다임

 

2025년 5월, 세계적인 두 사상가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불평등이라는 현대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결과물이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

 

기울어진 평등: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라는 제목의 이 책은 2024년 파리경제대학에서 진행된 대담을 바탕으로 두 석학이 불평등의 본질적 원인과 해법을 탐색한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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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의 학문적 배경과 업적

토마 피케티: 불평등의 경제학적 분석가

 

토마 피케티는 1971년 프랑스 출신의 경제학자로, 현재 파리경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후, 22세에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과 런던 정경대에서 부의 재분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는 3년간 미국 MIT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고, 이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이 책에서 그는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보다 높다"는 핵심 명제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불평등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수백 년에 걸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부의 불평등한 분배가 세습자본주의를 강화한다는 실증적 분석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글로벌 자본세를 제안했습니다.

마이클 샌델: 정의와 공정성의 철학적 탐구자

마이클 샌델은 1953년 3월 5일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정치철학자로,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브랜다이스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찰스 테일러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 이 책이 번역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공정하다는 착각』 등의 저서를 통해 능력주의의 한계와 시장 논리의 도덕적 경계를 탐색해왔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과 구조

'기울어진 평등'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 맞물려 복합적인 악순환을 일으킨다고 진단하며, 이를 심층 분석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6개의 주요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왜 불평등을 걱정하는가?
  2. 돈이 덜 중요한 사회로 가야 할까?
  3. 시장의 도덕적 한계
  4. 세계화와 포퓰리즘
  5. 능력주의는 왜 위험한가?
  6. 대입과 선거에 추첨제를 도입해야 하는가?

두 석학은 세계화와 능력주의, 기본재 접근의 불평등, 기울어진 정치 참여, 노동 존엄성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진 과세 강화, 기본재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 부유층의 정치력 통제, 대입 및 선거 추첨제 도입 등 실질적이고 대담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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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세 가지 축: 경제, 정치, 사회

피케티와 샌델은 평등의 세 가지 측면 -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측면 - 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들의 대화에서 핵심적인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제적 불평등과 삶의 상품화

두 학자는 현대 사회의 복합적인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삶의 지나친 상품화'를 지목합니다. 상품화가 경제적 격차를 심화시키고, 이것이 정치적·사회적 불평등으로 확산된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교육과 의료 같은 기본재가 시장 논리에 종속될 때 공정한 접근권이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경고하며, 재분배와 탈상품화를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2. 능력주의의 한계와 정치적 불평등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발전시킨 능력주의 비판을 이 책에서도 이어갑니다. 능력주의가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고 대표성의 왜곡을 초래했다고 진단하면서, 다양한 배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대입과 선거에 추첨제와 비례 대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피케티는 이에 동의하면서, 능력주의가 "승자들에게는 오만을, 뒤처진 이들에게는 수치심을 키워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두 학자는 불평등한 사회에서 정치적 대표성이 왜곡되어 부유층에게 유리한 정책이 계속해서 생산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제도적 개혁을 주장합니다.

3. 노동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

두 석학은 무엇보다 사회적 격차 심화를 중요한 문제로 지목하며, 서로 다른 계층 간의 단절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대학 학위 없이도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인정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노동의 존엄성이 사라진 것이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킨 핵심 원인이라고 봅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담한 제안들

피케티와 샌델은 불평등 문제를 단순히 개별 영역의 문제가 아닌, 경제, 정치, 사회 전반이 맞물린 구조적 과제로 바라봅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주요 해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누진 과세 강화: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주장했던 글로벌 자본세를 포함한 누진적 세제 개혁
  2. 기본재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 교육, 의료 등 기본적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 보장
  3. 대입 및 선거 추첨제: 샌델은 능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지원자들 중에서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제안
  4. 탈상품화: 삶의 필수적 영역에서 시장 논리의 적용을 제한하는 정책
  5. 노동의 존엄성 회복: 다양한 직업과 기여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존중 회복
  6.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국경을 넘어선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제적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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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사회적 의의와 시사점

'기울어진 평등'은 단순히 불평등 현상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책입니다. 경제학과 정치철학이라는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두 석학의 대화는 불평등 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층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교육 격차, 정치적 대표성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이 책이 제시하는 분석과 해법은 중요한 참고점이 될 수 있습니다.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 기본재에 대한 접근성 강화, 노동의 가치 재평가 등은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엔 위귀영 출판개발실장은 "기울어진 평등은 오늘날 심화된 격차 문제를 진단하는 동시에, 보다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책"이라며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새로운 사유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론: 공동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평등론

피케티와 샌델의 '기울어진 평등'은 경제학적 분석과 철학적 성찰을 결합하여 현대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미래, 능력주의의 한계, 상품화의 문제점, 그리고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 책은, 불평등이 심화되는 21세기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이정표를 제공합니다.

 

두 석학의 대담한 제안들은 때로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들이 지적하듯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사고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기울어진 평등'은 단순한 진단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평등을 향한 구체적인 지도를 그리는 중요한 지적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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