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패트릭 브링리의 예술과 치유의 여정

꿀깨비 2025. 3. 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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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브링리의 회고록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원제: All the Beauty in the World: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and Me)는 단순한 미술관 이야기를 넘어 상실, 치유, 그리고 예술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감동적인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Simon & Schuster에서 출간된 이 책은 뉴요커지의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10년간 일했던 저자의 특별한 경험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저자 소개

패트릭 브링리는 시카고 출신으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카고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며 예술적 감수성을 키웠습니다. 뉴욕대학교에서 교양학을 전공한 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뉴요커 매거진의, 편집 이벤트 코디네이터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26세의 나이로 암으로 세상을 떠난 형 톰의 죽음으로 급격한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깊은 슬픔 속에서 그는 뉴요커를 떠나 200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10년 동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일하며 자신만의 치유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현재 그는 Simon & Schuster의 작가이자 Authors Unbound Agency 소속 강연자로 활동하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내부자 투어'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의 회고록은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NPR, 가디언 등 유수의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AP통신은 이 책을 "환상적으로 아름답고... 그의 슬픔을 위로했던 옛 거장들의 그림만큼이나 빛나는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

상실과 치유의 여정

이 책은 사랑하는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깊은 슬픔에 빠진 저자가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아름다운 세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예외적인 길"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브링리는 미술관이라는 고요한 공간에서 예술 작품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미술관의 내부 세계

저자는 어두운 파란색 제복을 입고 2백만 평방피트의 보물창고를 지키는 경비원의 시선으로 미술관의 숨겨진 모습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이집트 전시실부터 로마 유물까지, 갤러리 아래 미로 같은 통로부터 9켤레의 신발을 닳게 한 무수한 걸음까지, 일반 관람객들이 결코 볼 수 없는 미술관의 내밀한 풍경을 담아냅니다.

경비원들의 세계

브링리는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미술관에 들어갔지만, 곧 자신의 목소리와 동료들을 발견합니다. 그가 묘사하는 경비원 사회는 "예술가, 음악가, 블루칼라 노동자, 이민자, 농담꾼, 꿈꾸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자이크"입니다. 한 동료는 자국에서의 암살 시도를 피해 미국으로 도망쳐온 토고 출신의 은행원이었으며, 이처럼 "파란 제복 아래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술 작품과의 교감

미술관의 다양한 구역을 순환하며 근무하는 동안, 브링리는 여러 시대와 스타일의 예술 작품들과 깊은 교감을 나눕니다. 이집트관의 "영원한 정지 상태", 덴두르 신전의 웅장함, 수 세기 전 중국 두루마리 그림의 "아픈 아름다움", 모네 풍경화의 "백만 개의 반점 같은 반사광" 등 예술 작품에 대한 그의 묘사는 섬세하고 통찰력 있습니다.

시간과 정적에 관한 성찰

브링리는 경비원으로서 경험하는 독특한 시간성에 대해 생각합니다. "거북이 같은 감시인의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겼다. 나는 시간을 소비할 수 없고, 채울 수도, 죽일 수도, 더 작은 조각으로 잘게 나눌 수도 없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 정적 속에서 그는 의도적으로 삶의 현기증 나는 급류에서 벗어나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비평적 평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입니다』는 단순한 작업장 회고록을 넘어 예술, 삶, 상실, 그리고 회복에 관한 심오한 명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자의 겸손하고 사려 깊은 관찰력은 독자들에게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크리스라는 리뷰어는 "이 책은 개인적인 회고록 내러티브가 대표적인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서의 묘사적이고 명상적인 개인 경험을 덮고 있다"며 "책은 경비원으로서의 이상한 즐거움을 잘 묘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요커의 직원 작가이자 『The Rest is Noise』의 저자인 알렉스 로스는 이 책을 "놀라운 장소에 관한 놀라운 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작품의 의의

이 회고록이 가진 가장 큰 의의는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미술관의 경비원이라는 존재를 통해 예술과 관람객, 그리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새로운 측면을 조명했다는 점입니다. 브링리는 "상층부 관리자들이 우리의 의견을 묻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미술관에서 온종일 서 있는 미술관 경비원들이 미술관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겠냐?"는 태도를 비판합니다. 그러나 그의 책은 오히려 경비원들이 작품과 관람객에 대한 얼마나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편견에 반박합니다.

브링리의 회고록은 현재 하드커버로 10쇄까지 발행되었으며, 최근에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1인극으로 재탄생되어 저자 자신이 배우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결론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단순한 직업 회고록을 넘어, 예술의 치유력과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법, 그리고 상실 후의 삶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패트릭 브링리는 우리에게 때로는 "단순함과 고요함"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고, 투쟁하고, 성장하고, 창조하는 고개 숙인 삶의 작업"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이 책은 예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모든 이에게 깊은 통찰과 위로를 전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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