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마시모 피글리우치의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문해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무엇이 과학인지 정의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평가하고 진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자 소개: 마시모 피글리우치
마시모 피글리우치는 뉴욕시립대학교의 철학 교수이자 『생물학의 철학과 이론(Philosophy & Theory in Biology)』 학술지의 편집장입니다. 그의 학문적 배경은 독특하게도 세 개의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 페라라대학교에서 유전학, 미국 코네티컷대학교에서 식물학, 테네시대학교에서 과학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라이베리아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성장한 피글리우치는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창조론에 대한 열렬한 비판가이자 과학 교육 옹호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의 다른 저서로는 『진화를 부정하기(Denying Evolution)』와 조너선 케플러와 공동 집필한 『진화의 이해(Making Sense of Evolution)』 등이 있습니다.
책의 구조와 개요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는 원제 『Nonsense on stilts』(죽마에 올라탄 헛소리)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의 표현을 차용하여 사이비과학의 본질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들어가며: 과학 대 사이비과학 그리고 '경계 설정 문제'
1장: 경성과학, 연성과학
2장: 거의 과학
3장: 사이비과학
4장: 미디어 탓이다?
5장: 과학에 관한 토론: 싱크탱크의 부상과 대중지식인의 몰락
6장: 과학과 정치: 지구온난화 문제
7장: 법정의 과학: 지적설계론에 대한 소송
8-9장: 과학의 역사적 발전
10-11장: 과학 전쟁
12장: 여러분의 전문가는 누구인가?
결론: 과학이란 무엇인가?
주요 내용과 핵심 개념
경계 설정 문제: 책의 핵심 주제는 과학과 비과학, 특히 사이비과학을 구분하는 '경계 설정 문제'입니다. 피글리우치는 이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과학의 본성과 한계, 논리적 오류, 믿음의 심리 작용, 그리고 정치학과 사회학까지 다양한 영역을 탐구합니다.
경성과학과 연성과학: 저자는 물리학, 화학, 분자생물학 등의 '경성과학'과 생태학, 진화생물학, 심리학 등의 '연성과학'을 구분하며 과학의 스펙트럼을 설명합니다.
거의 과학: 다중우주 이론, 끈 이론,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진화심리학 등 과학임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실증적 검증이 어려운 영역들을 분석합니다. 이들은 사이비과학은 아니지만, 엄밀히 보자면 과학보다는 철학적 탐구에 가까운 활동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명백한 사이비과학: 에이즈 부정론, 점성술, UFO, 초자연현상 등의 사례를 통해 사이비과학의 특징과 위험성을 설명합니다.
지구온난화 부정론과 지적설계론: 저자가 특히 중점적으로 비판하는 지구온난화 부정론과 지적설계론(창조론)을 분석하고, 이러한 사이비과학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탐구합니다.
독자 반응 및 해석의 다양성
독자반응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와 같은 과학철학 도서는 다양한 해석과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독자반응이론에 따르면, 텍스트는 독자가 해석하고 이해할 때까지 "잠재적 의미"를 가진 채로 존재하며, 독자는 각자의 배경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과학적 소양과 철학적 배경에 따라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본질에 대한 피글리우치의 주장은 어떤 독자에게는 계몽적으로, 또 다른 독자에게는 도전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이나 지구온난화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독자의 기존 신념에 따라 저자의 주장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독자의 스트레스, 두려움, 욕구, 방어기제"가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노먼 홀랜드의 독자반응이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현대 사회적 의의
현대 사회에서 가짜 뉴스와 미신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의 메시지는 더욱 시의적절합니다. 책이 강조하듯 "지구온난화 부정론을 비롯해 우리가 과학적이라고 믿고 있는 비과학은 때로 생명과 미래를 앗아가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고 권위에 맹목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피글리우치가 12장 "여러분의 전문가는 누구인가?"에서 강조하듯,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의 양보다 그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영화와 소설 자체가 현실보다는 환상(판타지)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처럼, 때로는 과학적 주장 역시 객관적 사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정 관점이나 편향이 담긴 해석일 수 있습니다. 피글리우치의 책은 이러한 구분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결론
마시모 피글리우치의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는 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며, 현대 사회에서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세 개의 박사 학위를 가진 저자의 학제간 접근은 과학, 철학, 심리학, 정치학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분석을 제공합니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제기된 것처럼 "분류와 명명의 폭력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과학의 영역으로 확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구분하는 작업은 단순한 학문적 논쟁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과학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범람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필수적인 읽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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