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 Y' 5월 9일 방송 분석: 사찰 소유권 분쟁과 바다를 건너는 꽃사슴의 생존 이야기
2025년 5월 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회적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첫 번째는 전통 사찰에서 벌어진 주지 스님과 신도회장 간의 갈등이었고, 두 번째는 바다를 건너 농작물을 위협하는 꽃사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두 사례는 표면적으로는 다르지만, 모두 소유권과 경계, 그리고 공존의 문제를 담고 있었습니다.
애정과 탐욕 사이: 사찰은 왜 고발의 장이 되었나
갈등의 시작과 전개
전북의 한 전통 사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평화로운 분위기 대신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신도회장인 문 씨가 사찰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주지 스님 최 씨를 고발하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경찰까지 출동하는 극한의 대치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문 씨는 최 씨가 지난 3월 음주 운전을 하고 유흥업소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의 지인들도 주지 스님의 일탈을 목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최 씨는 자신이 암 환자라 술을 마실 수 없으며, 문 씨가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문 씨의 지인이 취재진에게 문 씨의 부탁으로 주지 스님이 음주와 성매매를 하도록 유도했지만, 당일 주지 스님은 식사만 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갈등의 심층에 더 복잡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갈등의 본질: 사찰 소유권 문제
이 갈등의 핵심은 사실 사찰의 소유권 문제였습니다. 문 씨는 자신이 실질적인 사찰의 주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6년 전 사찰의 소유주에게 돈을 빌려준 뒤 그 대가로 사찰을 넘겨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찰의 책임자는 스님만 될 수 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최 씨를 주지 스님으로 앉히고 종단의 요청에 따라 주지 스님 임명장을 주고 등기부등본상에도 최 씨를 대표자로 올렸다고 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가족같이 지냈지만, 문 씨는 어느 날부터 최 씨가 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씨에 따르면, 최 씨가 권리 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문 씨를 협박범으로 고소한 후 사찰 출입까지 금지했다고 합니다. 문 씨는 도심지에 설립한 사찰의 포교당에서 수익이 생기자 최 씨의 태도가 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제작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포교당에서는 활발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불교계 사찰 소유권 분쟁의 특수성
이러한 사찰 소유권 분쟁은 불교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해당 종단의 특성상 사찰의 재산이 주지의 재산, 즉 사유재산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불교 종단 간에도 발생하는 문제로, 과거 태고종과 조계종이 봉원사 소유권을 두고 50년간 분쟁을 벌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사찰의 주지가 종단 사찰대장에 등록하고 관할 관청에 등록을 마친 경우의 당사자 능력을 다루고 있어, 이러한 문제가 법적으로도 복잡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두 사람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문 씨는 대화에 응했으나 최 씨는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방송은 서로 할퀴고 다투는 모습은 부처님의 뜻이 아님을 강조하며 마무리됐습니다.
꽃사슴과의 전쟁: 평화롭던 섬마을에는 무슨 일이?
밭의 불청객, 꽃사슴
두 번째 이야기는 경남 진해의 한 항구 마을에서 벌어진 꽃사슴과의 갈등이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김 할머니는 밤마다 누군가 농작물을 뜯어먹고 가는 일이 반복되어 걱정이 많았습니다.
특히 들깨, 상추, 고춧잎과 같은 부드럽고 여린 잎들만 골라 먹는 특이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웃 주민이 우연히 목격한 결과,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대만꽃사슴이었습니다. 주민이 큰소리를 질러도 눈만 껌뻑일 뿐 도망가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바다를 건너는 꽃사슴의 비밀
제작진은 사슴의 출처를 찾아 인근 사슴농장을 조사했지만, 이 일대에서는 꽃사슴을 취급하지 않아 의문이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한 낚시꾼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꽃사슴이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입니다.
육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2km 떨어진 소쿠리섬은 '사슴섬'이라 불릴 만큼 SNS에서도 유명한 캠핑 명소였습니다. 이곳의 꽃사슴들이 바다를 건너 인근 섬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우도에서는 이미 사슴과의 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주민들은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3m 높이의 그물 장벽을 설치했지만, 사슴들의 야간 외출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외래종 꽃사슴의 생태계 위협
꽃사슴은 녹용 채취용으로 수입된 외래종입니다. 한라산에서도 대만꽃사슴, 야쿠시마꽃사슴, 중국 붉은사슴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이 한라산 고유종인 노루 등과 먹이 및 서식지 경쟁을 벌이고 있어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사슴은 고라니와 달리 집단생활과 가족생활을 하기 때문에 파괴 속도나 섭식 속도, 경쟁에 의한 분산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안마도 사례를 보면, 1980년대 중반 축산업자가 유기한 10여 마리의 꽃사슴이 2024년 기준 937마리로 급증했으며, 최근 5년간 약 1억 6천만 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를 끼쳤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고, 가축 유기에 따른 벌칙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 이야기가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
소유와 공존의 문제
두 사례는 모두 경계와 소유권, 그리고 공존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사찰의 경우 종교적 공간이라는 특수성과 재산권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과는 달리 소유욕과 탐욕이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은 현대 종교의 세속화를 보여줍니다.
꽃사슴의 경우도 인간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외래종을 들여왔다가 책임 있게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생태계 교란과 농작물 피해의 사례입니다. 이는 인간의 개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그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법과 제도의 중요성
두 사례 모두 법과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사찰 분쟁은 명확한 소유권 등록과 종교 재산 관리에 관한 법적 체계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꽃사슴 문제 또한 외래종 관리와 가축 유기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대화와 상생의 필요성
사찰 분쟁에서 보듯이,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최 씨는 대화 대신 법적 해결을 선택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꽃사슴 문제도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일깨웁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이처럼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건들을 통해 더 깊은 사회적 의미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방송에서도 소유와 공존, 그리고 상생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