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밸런스』 심층분석: 자극에 중독된 현대인의 삶을 재설정하는 안내서
현대 사회에서 '도파민'이라는 단어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
도파민 폭발', '도파민 충전' 등의 표현은 자극적인 콘텐츠나 경험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의 신간 『도파민 밸런스』는 이러한 자극에 중독된 현대인의 삶을 진단하고, 도파민 균형을 통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의 개요와 저자 소개
『도파민 밸런스』는 2025년 부키 출판사에서 출간된 296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부제는 '자극에 중독된 삶을 재설정하는 도파민 균형 회복 가이드'입니다. 저자인 안철우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7년부터 2년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객원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이자 혈관대사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당뇨병과 호르몬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대사증후군이나 당뇨 같은 호르몬 관련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질병 이면에 숨겨진 중독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중독과 가장 깊이 연관된 호르몬인 '도파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도파민의 이해: 두 얼굴의 호르몬
책의 1부 '두 얼굴의 호르몬'에서는 도파민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설명합니다.
도파민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저자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도파민 자체에는 중독성이 없으며, 우리가 '도파민 중독'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는 활동, 물질, 자극 등에 중독된 것을 의미합니다.
도파민은 삶의 원동력이자 긍정적인 기능도 많습니다. 기억력, 근육의 움직임, 습관의 형성, 집중력 등에 깊이 관여하며, 이러한 긍정적 기능이 있기 때문에 도파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뇌 속 도파민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면 행복을 누리기 위한 노력과 의욕, 즉 원동력 자체를 잃게 된다고 합니다.
도파민 디톡스의 3단계 여정
책의 2부에서는 도파민 균형을 되찾는 '도파민 디톡스' 여정을 3단계로 제시합니다:
1단계: 중독 행위 인지하기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나를 '망치는' 것들을 탐색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도파민 디톡스 일지'를 작성하며 자신의 중독 행위를 인지하고, 이것들이 미칠 장기적 영향을 정리할 것을 권합니다.
2단계: 방해 요소 멀리하기
두 번째 단계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일상을 무너뜨리는 방해 요소로부터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불편함을 참고 절제력을 기르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야 합니다.
3단계: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
마지막 단계는 절제의 시간을 견딘 자신에게 물질적·경험적·감정적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주 동안 불필요한 쇼핑을 하지 않았다면 좋아하는 카페의 시그니처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 보상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삶의 균형을 찾는 습관들
책의 3부에서는 도파민 디톡스에 도움이 되는 일상생활 속 습관들을 소개합니다:
운동
유산소 운동, 저항 운동, 명상, 호흡 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통해 도파민 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음식
단백질, 비타민 B6,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 항산화 식품,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음식 등이 도파민 균형에 도움이 되며, 피해야 할 음식들도 함께 소개합니다.
수면
충분한 수면은 도파민 수용체의 회복을 돕고, 기억력과 생산성을 높이며, 감정 조절과 면역력 충전에 중요합니다. 저자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이 '진정한 평온'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강조합니다.
스트레스 관리
자연 속에서의 평온함, 취미 생활, 오감을 활용한 마음 챙김,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도파민 균형의 중요성과 책의 메시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도파민은 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도파민 디톡스의 방향은 도파민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도파민 분비를 바로잡아 균형을 되찾고 긍정적인 면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도파민 호르몬과 수용체 사이의 균형, 도파민 호르몬 기능을 돕는 호르몬과 그렇지 않은 호르몬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어느 하나의 대상에 너무 치우치면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균형이 깨진 삶은 결국엔 무너지기 마련이다"라고 말하며, 쾌락에 휘둘리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힙니다.
또한 저자는 모든 건강 문제는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과거 자신이 경험한 심각한 커피 중독과 저장 강박을 예로 들어, 의료 현장에서 여러 중독 문제와 그 결과를 뻔히 아는 자신조차도 중독 행위를 끊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결론
『도파민 밸런스』는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삶의 불균형을 경고하고, 균형 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정해진 정답을 따라가기보다 각자의 환경과 성향에 맞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에서 도파민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매일 밤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의미 없는 쾌락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의학적 통찰과 따뜻한 공감을 통해 균형 잡힌 삶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