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하차 중 발생한 치명적 사고: 과거 사례 분석과 안전 개선 방안
2025년 5월 9일 서울 동작구에서 발생한 마을버스 하차 사고로 20대 여성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번 사고는 버스 승하차 과정에서의 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이 글에서는 최근 발생한 마을버스 사망 사고의 세부 내용과 함께 유사한 과거 사례들을 분석하고, 버스 승하차 안전 관련 현황과 통계를 검토하여 효과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5년 5월 동작구 마을버스 사고 개요
2025년 5월 9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 방향 한 버스정류장에서 20대 여성 A씨가 마을버스에서 하차한 후 걸어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마을버스의 오른편 뒷바퀴에 깔렸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마을버스 운전자인 60대 남성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여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승객이 완전히 하차한 후에도 버스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하차 후 버스가 출발하는 과정에서의 안전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키고 있다.
과거 유사 사례 분석
2021년 파주 버스 뒷문 끼임 사망 사고
2021년 1월 19일 오후 8시 30분경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의 한 도로에서 20대 여성 A씨가 시내버스에서 하차하는 과정에서 문이 닫히면서 뒷문에 끼어 약 10미터를 끌려가다 넘어졌고, 뒷바퀴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서는 피해자가 입고 있던 롱패딩이 뒷문에 끼었다고 알려졌으나, 유가족 측은 옷 소매가 끼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피해자가 하차 태그를 위해 손을 문 안쪽으로 뻗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많은 동의를 얻었다.
2012년 화성 버스 뒷문 끼임 사망 사고
2012년 3월 3일 오전 11시 55분경,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버스 정류장에서 16세 여중생이 하차 중 버스 문 틈에 상의가 낀 채로 50미터가량을 끌려가다 버스 뒷바퀴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버스 운전기사는 "종점이라 승객이 모두 내린 줄 알았으며, 다른 승객이 없어 옷이 버스 문 틈에 끼인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기타 버스 문 끼임 관련 사고
2017년 광주에서는 70대 승객이 시내버스 앞문에 손이 낀 채 20여 미터를 끌려가 중상을 입었고, 2015년 서울에서는 마을버스를 타려던 중학생이 앞문에 발이 낀 채로 40미터를 끌려가다 다쳤다. 2023년에는 경남 산청군 보건의료원 주차장에서 생후 19개월 된 여아가 하차 후 어린이집 버스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버스 안전 관련 통계와 현황
버스 교통사고 통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공하는 운수회사 교통사고 통계정보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64명에서 91명으로 연평균 13.7%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사업용 차량의 사망자 수가 9.4%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감소율이다.
이러한 감소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2018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한 운전자 휴식 시간 법적 보장이 꼽힌다. 노선버스 운송 사업자의 운전자 휴식 시간 보장 내역 제출률은 2019년 61.4%에서 2021년 78.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버스 차내 안전사고 현황
한국운수산업연구원의 '버스 차내 안전사고 감소방안 연구'(2019)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발생한 버스 교통사고 중 승하차 사고는 8.8%를 차지했다. 차내전도(33.8%) 사고까지 포함한 차내 안전사고 비율은 42.6%에 달한다.
서울시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180명 중 보행자가 90명으로 약 50%를 차지하고 있어 보행자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버스 승하차 사고의 원인 분석
시스템적 요인
- 버스 문 감지 센서 문제: 파주 사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버스 뒷문에 설치된 자동 감지 센서는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는 옷자락이나 신체 일부가 가볍게 끼었을 때 감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 운전자 사각지대: 버스 운전자는 승객의 승하차 과정을 완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특히 뒷문의 경우 후방 확인이 더욱 제한적이다.
- 배차 시간 압박: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의 조사 결과, 차내 안전사고 원인으로 버스 운전자의 운전 습관(26.1%), 피로에 의한 운전 부주의(18.4%), 배차시간 부족(15.5%) 등이 지적되었다. 운행 일정을 맞추기 위한 압박이 안전 확인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
인적 요인
- 운전자 안전 의식: 전문가들은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운전자의 안전 의식을 꼽는다. 승객이 완전히 하차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출발하는 경우가 있다.
- 승객 부주의: 하차 시 안전띠나 옷자락, 소지품 등이 문에 끼이는 상황이나, 하차 후 버스 가까이에서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는 경우 등 승객 부주의도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개선방안 및 해결책
기술적 개선
- 고성능 센서 도입: 현대자동차가 2017년형 에어로시티에 적용한 것처럼, 출입문 초음파 센서와 끼임 방지 터치 센서를 모든 버스에 의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옷자락이나 신체 일부가 약하게 끼었을 때도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센서가 필요하다.
- 하차 안전 알림 시스템: 횡단보도 신호등처럼 하차 시 자동센서 벨안내 시스템을 도입하여 승객이 완전히 하차할 때까지 버스가 출발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회전형 문 구조 적용: 뒷문에 옷자락이나 가방끈이 걸려도 쉽게 빼낼 수 있도록 고무 부위에 회전형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적 개선
- 운전자 안전 교육 강화: 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승하차 안전의 중요성과 사고 사례, 대처방법 등에 관한 정기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 승하차 시간 보장: 배차 시간에 쫓겨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보장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노선 특성에 맞게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승하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 교통안전정보 공시 제도 강화: 전세버스 교통안전정보 공시 요령과 같이, 모든 버스 운송사업자에 대한 교통안전관리와 안전실태 평가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승객 안전 교육
- 대중교통 안전 캠페인: 버스 승하차 시 주의사항(완전히 정차한 후 승하차, 하차 전 소지품 확인, 하차 후 버스로부터 충분한 거리 유지 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 버스 내 안전 안내 강화: 버스 내 안전 안내방송 및 표지를 통해 승객들에게 안전한 승하차 방법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결론
2025년 5월 9일 서울 동작구에서 발생한 마을버스 하차 사고를 비롯하여, 과거 유사한 사례들은 버스 승하차 과정에서의 안전 문제가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준다. 버스 승하차 사고는 인명 피해가 크고 반복적으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지만, 승하차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교육적 측면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문 끼임 방지 고성능 센서와 같은 기술적 개선, 운전자 휴식 시간 보장과 같은 제도적 개선, 그리고 승객과 운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이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중교통 안전은 운전자와 승객, 운송사업자, 그리고 관련 당국이 함께 노력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버스 승하차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실질적인 개선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