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적 세계관을 제시하는 『지구본 수업』 심층분석: 평면 지도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지구 전체사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의 모습은 대부분 평면적인 세계지도를 통해 형성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실제 지구의 모습과 크게 다릅니다. 2024년 9월 출간된 『지구본 수업』은 평면 지도가 지닌 왜곡과 한계를 극복하고, 입체적인 지구본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박정주, 황동하, 김재인 세 저자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 책은 단순한 지리서가 아닌, 지리, 역사, 문화,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구 전체사'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과 개요
『지구본 수업』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은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2권은 '유럽, 아메리카, 남극대륙'을 다룹니다. 세계 최초로 입체적인 지구본 도판을 활용해 200여 컷의 다채로운 지도와 240여 컷의 풍성한 역사·문화 도판을 수록하여 시각적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1권은 지구본 여행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합니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 경도와 위도, 날짜변경선, 대륙과 바다, 산맥과 호수 등 기본적인 지리 지식을 설명한 후, 오세아니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을 차례로 탐험합니다. 각 지역별로 주요 국가들의 지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 정치적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다룹니다.
2권에서는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남극대륙을 다루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권을 통틀어 총 203개 국가에 대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어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 분석
평면 지도의 한계와 지구본의 필요성
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세계지도의 치명적인 단점을 지적합니다. 평면 세계지도에서는 면적의 왜곡이 심하게 발생하여, 적도에 가까울수록 실제보다 작게,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실제보다 크게 표현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그린란드는 실제로 인도나 중국보다 면적이 작지만, 세계지도에서는 오히려 더 크게 보입니다.
그린란드의 실제 면적은 약 217만 5,600km²로, 인도(약 328만 7,000km²)나 중국(약 959만 6,960km²)에 비해 훨씬 작습니다. 그러나 평면 지도에서는 그린란드가 한반도의 10배임에도 100배는 커 보이는 왜곡이 발생합니다.
또한 태평양은 지구 표면적의 약 34%(약 1억 6,524만 6,000km²)를 차지하는 매우 넓은 바다이지만, 세계지도에서는 북극해나 남극해에 비해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구본 여행의 특별한 접근법
『지구본 수업』은 날짜변경선을 시작으로 지구본을 돌려가듯 차례차례 세계를 살펴보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지구본을 돌려보는 듯한 경험을 독자에게 제공합니다. 책은 2차원 매체이지만 곳곳에 입체 '지구본'을 보는 듯한 지도를 싣고 있어 3차원적 시각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지리적 발견과 국제 관계의 이해
이 책은 단순한 지리 정보를 넘어 지리적 위치가 각국의 역사와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사이의 좁은 해협인 말라카해협을 통해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이점과 이것이 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설명합니다. 또한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를 둘러싼 세계 강대국의 다툼도 지도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국가의 탄생과 현대 분쟁의 이해
책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열강의 식민지 정책, 국제 분쟁, 원주민 탄압, 그리고 이후의 독립국가 건설 과정 등의 역사를 상세히 다룹니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나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을 지도와 함께 살펴봄으로써 복잡한 중동 정세의 뿌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의 이력과 전문성
박정주
박정주는 교육여행연구소 공동대표이자 청소년미래교육연구소 대표 기획자 겸 저자입니다. 한국외대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터치더월드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명지전문대학교 캡스톤 디자인 외부멘토위원, 한국관광공사 교육여행부문 자문위원, 일본유학연구소 소장, 미야자키 국제대학교 및 야마나시가쿠인대학교 한국사무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스타트업 바이블』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으며, 중·고등학교 및 대학에서 50여 회의 특강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황동하
황동하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검색 결과에서 부족하지만, 예스24 작가 페이지에는 인문/사회 분야의 저자로 등록되어 있으며, 『지구본 수업 1』, 『지구본 수업 2』가 대표작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 나타난 야구선수 황동하는 책의 저자와는 다른 인물로 보입니다.
김재인
김재인은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동성중학교에서 역사 교사로 재직했으며, 『최승로 상소문 연구』(공저), 『북학의』(번역)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학술적 배경과 역사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의 역사적 맥락을 강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책의 주요 메시지와 의의
『지구본 수업』의 핵심 메시지는 평면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지구관을 갖추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저자들은 "전 세계 어디든 1일 생활권이 된 오늘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하나의 나라, 하나의 사건, 하나의 전쟁이 아니다. 인류가 지구라는 입체 위에 새긴 삶의 흔적을 따라가야 한다. 그것이 '진짜' 세계를 보는 눈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세계관을 재구성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벽면에 붙여놓은 평면적 세계지도 대신 탁자 위에 팽그르르 돌아가는 둥근 지구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국제 관계, 분쟁, 환경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그러나 일부 독자들은 이 책이 다루는 나라가 많아 각국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부족하다는 점과 저자들의 정치적 시각이 드러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특히, 중립적 관점보다는 특정 관점에서 세계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결론
『지구본 수업』은 단순한 세계 지리 교과서가 아닌, 지구의 입체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200여 개국의 지리, 역사, 문화, 정치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며, 평면 지도의 한계를 넘어 진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 책은 글로벌 시민으로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과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440여 컷의 그래픽, 도표, 사진, 그림 등을 통해 시각적 이해를 돕는 구성은 독자들의 몰입을 높이는 강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