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안다는 착각』: 초강대국의 실체를 파헤치다
미국은 우리의 일상과 문화에 너무나 깊이 스며들어 있어 마치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tvN '벌거벗은 세계사'의 스타 역사학자이자 '미국인에게 미국사를 가르친 교수'로 알려진 김봉중 교수의 『미국을 안다는 착각』은 이런 표면적 이해를 넘어 미국의 진정한 모습을 파헤칩니다.
저자 김봉중은 누구인가?
김봉중 교수는 전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톨레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 시립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인 대학생들로부터 '올해의 교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미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는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늘의 미국을 만든 미국사』, 『무엇이 대통령을 만드는가』,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책의 핵심 메시지
"미국을 보면 우리가 보이고, 세계가 보인다!"
이 한 문장은 책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미국의 과거를 보는 것은 우리의 현재를 보는 것이며, 미국의 현재를 보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에서 출발해 불과 250년 만에 세계 최강국이 된 미국의 실체를 이해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통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미국을 안다는 착각』은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지역적 특성을 총 30개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저자는 피상적인 이해를 넘어 미국의 역사적 DNA와 뿌리를 파헤침으로써 미국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정치적 측면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방과 주 정부 사이의 권력 갈등,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외교 노선, 그리고 점점 심화되는 이념의 양극화 현상을 살펴봐야 합니다. 저자는 미국이 정권이 바뀌어도 근본적인 기조가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가 민주주의가 제도화되고 성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경제적 측면
미국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서 막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은 뉴욕이 양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한 과정과 현재 진행 중인 미·중 패권 경쟁의 역학관계를 분석합니다. 미국의 경제 전략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적 실리주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측면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자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의 대표적 국가입니다. 미국 정부 문장에 새겨진 'E Pluribus Unum(여럿으로 구성된 하나)'이라는 문구는 이러한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은 인종 갈등, 빈부 격차, 의료보험과 교육 기회의 불평등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문화적 측면
미국의 문화적 영향력은 전 세계에 미치고 있으며, '미국식 삶'은 많은 이들에게 이상적인 모델로 여겨집니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적 영향력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이면에는 어떤 전략이 숨어 있는지 살펴봅니다.
책의 가치와 의의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미국을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 착각을 깨뜨리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은 미국에게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다만 한국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특별한' 존재가 되었을 뿐이다"라고 지적하며, 국제 관계의 냉정한 현실을 일깨웁니다.
또한 이 책은 미국이 '시행착오'의 국가임을 강조합니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 어느 것 하나 시행착오 없이 이루어진 것이 없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세계 속의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미국의 시행착오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감상평
『미국을 안다는 착각』은 단순히 미국을 비판하거나 찬양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서입니다. 책은 미국의 빛과 그림자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독자로 하여금 미국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특히 이 책의 강점은 복잡한 미국의 실체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단일하지 않다"라는 저자의 통찰은 미국이라는 국가를 하나의 고정된 실체가 아닌, 다양한 요소들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게슈탈트'로 보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미국의 국가 운영 방식과 세계 전략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는지입니다. "미국의 '강대국' 이미지는 철저하게 만들어진 것"이며, "미국의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은 의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은 미국의 패권이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결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미국을 안다는 착각』은 미국의 실체를 역사적 뿌리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이 미국을 넘어 세계와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은 우리에게 든든한 이웃이면서 여러 면에서 우리의 모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웃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미국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강대국 미국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