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드디어 만나는 영국동화: 조셉 제이콥스의 전통 영국 민담 컬렉션 심층분석

꿀깨비 2025. 3. 25. 17:20
반응형

조셉 제이콥스(Joseph Jacobs)가 1890년에 출판한 '영국동화(English Fairy Tales)'는 영국 민담과 전설의 보고로, 이전까지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많은 이야기들을 처음으로 기록한 획기적인 작품입니다. 이 책은 영국 아이들에게 프랑스나 독일의 동화가 아닌 자국의 문화적 유산을 전달하고자 하는 제이콥스의 열정이 담긴 소중한 문학적 자산입니다.

작품 개요와 역사적 의의

제이콥스는 '영국동화'의 서문에서 "영국인들에게 자신만의 동화가 없다고 누가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품을 시작합니다. 이는 당시 영국에서 페로(Perrault)의 프랑스 동화나 그림형제의 독일 동화가 주로 읽혀지던 상황에서 자국의 민담 전통을 되살리고자 했던 그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 작품 컬렉션은 19세기 후반 낭만적 민족주의의 영향 아래, 그림형제의 작업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제이콥스는 "페로가 시작한 것을 그림형제가 완성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작업이 이러한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제이콥스가 140여 개의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이전에 문자화되지 않았던 많은 민담을 최초로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가 "통치하고 기록하는 계층"과 "말을 못하는 노동 계층" 사이의 "한탄스러운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했음을 의미합니다.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제이콥스의 '영국동화'에는 "잭과 콩나무(Jack and the Beanstalk)", "아기 돼지 삼형제(The Three Little Pigs)", "진저브레드 맨(Johnny-Cake)"과 같은 지금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총 43편으로, "톰 팃 톳(Tom-Tit-Tot)", "비노리(Binnorie)", "세 마리 곰 이야기(The Story of the Three Bears)" 등 다양한 민담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현대에 알고 있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은 제이콥스의 버전에서는 '스크랩풋 여우(Scrapefoot the Fox)'로 등장하는데, 이는 이야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제이콥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의 두 권의 책에 포함된 87개 이야기 중 38개는 본격적인 민담(Märchen), 10개는 전설(sagas), 19개는 해학적 이야기(drolls), 4개는 누적형 이야기(cumulative stories), 6개는 동물 이야기(beast tales), 10개는 넌센스 이야기(nonsense stories)로 분류됩니다.

작품의 특징과 문체

영국 동화의 가장 큰 특징은 "거친 활력(rude vigou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체는 단순하고 꾸밈없으며, 종종 폭력적인 행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샤를 페로가 궁중 로맨스를 가미한 동화나 덴마크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정교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또는 인간의 약점과 심리적 깊이를 파고드는 독일의 그림형제 동화와는 구별되는 점입니다.

이야기들은 복수, 정의, 운명, 결혼, 재산 획득 등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구전 전통의 흔적을 보여주는 반복적인 요소와 후렴구가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그래서 잭은 올라가고 올라가고 올라가고 올라가고 마침내 하늘에 도달했습니다"와 같은 문장은 이야기를 말로 전할 때의 리듬감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조셉 제이콥스의 생애와 업적

조셉 제이콥스는 민속학자이자 편집자로, 1890년부터 1916년까지 존 딕슨 배튼(John Dickson Batten)의 삽화와 함께 다양한 동화 컬렉션을 편집했습니다. '영국동화'와 '더 영국동화(More English Fairy Tales)' 외에도 켈트, 인도, 유럽의 동화를 수집하여 출판했습니다.

그는 1899년부터 1900년까지 '민속학(Folklore)' 저널의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1900년에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Jewish Encyclopedia'의 편집자가 되고 유대 신학 세미나리에서 일하게 됩니다.

제이콥스는 단순히 이야기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속학적 이론에도 기여했습니다. 그는 민속이 집단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의해 시작되어 퍼져나간다는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속담에 대한 속담적 설명인 '다수의 지혜, 한 사람의 재치'는 이 진실을 인정한다"라는 그의 말은 민속학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작품의 현대적 평가와 의의

제이콥스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영국 민담과 동화의 표준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 이야기들의 "꿈의 논리(dream logic)"를 높이 평가하며,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들이 이야기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방식을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또한 제이콥스 버전의 많은 이야기들은 디즈니나 현대적 개작에서 알려진 것보다 더 직설적이고 때로는 거칠기도 합니다. 이 점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먼저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책의 부록에 있는 주석과 참고 자료는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890년대를 기반으로 한 참고 자료와 설명은 매우 흥미로우며, 제이콥스가 당시 기준에 맞게 이야기를 어떻게 결합하거나 다시 썼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결론: 전통의 보존과 현대적 가치

조셉 제이콥스의 '영국동화'는 단순한 동화책을 넘어 영국의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그의 작업이 없었다면 많은 영국 민담이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동화의 원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학자들에게는 민속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의 보편적 매력과 각 문화의 독특한 특성이 어우러진 이 컬렉션은, 영국 아동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제이콥스가 말했듯이, 이 이야기들은 소리 내어 읽혀질 때 가장 빛을 발합니다. 이는 그가 이 책을 통해 구전 전통의 정신을 살리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영국 민담의 "거친 활력"은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