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다 덴의 '유대인의 상술': 반세기를 뛰어넘는 부의 지혜
일본의 전설적인 사업가 후지다 덴의 대표작 '유대인의 상술'은 1972년 출간 이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된 경영서의 고전입니다. 최근 재출간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이 책은 단순한 비즈니스 기법을 넘어 부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실용적인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후지다 덴의 생애와 함께 '유대인의 상술'의 핵심 내용과 현대 경영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후지다 덴: 일본 비즈니스 혁신가의 삶
후지다 덴(藤田田)은 1926년 3월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2004년 4월 21일 심부전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엘리트로, 대학 재학 중이던 1950년에 '후지타상점'을 창업하며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1971년 일본 맥도날드를 설립한 것으로, 이후 일본 토이저러스(1989년), 일본 블록버스터(1991년) 등을 차례로 설립하며 일본 비즈니스 환경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일본 맥도날드를 통해 '가격 파괴' 열풍을 일으키며 일본의 소비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후지다 덴은 경영자로서뿐만 아니라 저술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중 1972년에 출간한 '유대인의 상술'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어 100만 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책은 그가 패전 후 연합군 최고사령부(GHQ)에서 통역으로 일하며 만난 유대인 사업가들에게서 배운 비즈니스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상술': 책의 구성과 핵심 메시지
'유대인의 상술'은 크게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파트는 유대인 상인들의 비즈니스 철학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Part 1과 2에서는 유대인 상인들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원칙을 소개합니다. '계약은 반드시 지켜라', '시간은 상품이다', '불시에 찾아온 손님은 도둑으로 알라' 등의 실용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부르기 쉬운 이름이 돈을 부른다', '차별에는 돈으로 맞서라', '승부는 타이밍으로 결정된다' 등 사업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합니다.
Part 3에서는 유대 상술의 중추적인 철학을 다룹니다. '일하기 위해 먹지 말고, 먹기 위해 일하라', '돈 있는 사람 훌륭한 사람, 돈 없는 사람 못난 사람', '금전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라' 등 돈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와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Part 4는 '긴자의 유대인 어록'이라는 제목으로, 후지다 덴이 실제 경험한 유대인 사업가들의 명언과 철학을 정리했습니다.
유대 상술의 핵심 원칙들
1. 계약 문화와 신뢰의 중요성
유대인들은 '계약의 민족'이라 불릴 만큼 계약을 중시합니다. 유대 상술의 진수는 '계약'에 있으며, 체결된 계약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상대에게도 엄격하게 이행을 요구합니다. 이는 비즈니스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성공의 토대가 됩니다.
2. 후리다매(厚利多賣) 전략
흥미로운 것은 유대 상인들이 박리다매(薄利多賣, 얇은 이익으로 많이 판매)가 아닌 후리다매(厚利多賣, 두꺼운 이익으로 많이 판매) 전략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후지다 덴은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 많이 남겨야지, 왜 일부러 적게 버느냐"며 박리다매를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일갈합니다. 유대 상인들은 품질과 가치를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이 납득하도록 하여 높은 가격에도 판매가 이루어지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3. 두 가지 상품에 집중하라
후지다 덴은 유대 상인들이 특히 주목하는 두 가지 상품 카테고리를 강조합니다.
첫 번째는 '여성에게 필요한 상품'입니다. 여성들이 가정을 꾸리고 소비를 주도하기 때문에, 돈을 벌고 싶다면 소비의 주체인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입에 들어가는 상품', 즉 음식입니다. 음식은 누구나 매일 필요로 하며, 소비되고 나면 다시 구매가 이어지는 반복적인 소비 패턴을 갖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후지다 덴은 "음식은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초보 사업가들에게 추천합니다.
4. 돈에 대한 현실적 태도
유대 상술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도전적인 부분은 돈에 대한 태도입니다. "돈 있는 사람 훌륭한 사람, 돈 없는 사람 못난 사람"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이나 "장사에 깨끗한 돈, 더러운 돈은 없다"는 현실적 접근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후지다 덴은 "돈을 못 버는 사람은 바보이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발언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와의 인연
'유대인의 상술'은 한국계 일본인 기업가 손정의(소프트뱅크 창업자)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손정의는 고등학생 시절 이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돈을 버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돈에는 깨끗함과 더러움이 없다'는 후지다 덴의 메시지가 그의 머릿속에 강렬히 각인되었습니다.
후지다 덴을 직접 만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도쿄로 올라간 손정의는 맥도날드 본사를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고, 놀랍게도 후지다 덴은 이 열정적인 소년을 자신의 사장실로 초대했습니다. 이 만남은 손정의가 자신만의 비즈니스 철학을 세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그는 이후 소프트뱅크를 창업하여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했습니다.
현대 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
'유대인의 상술'이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그 핵심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계약과 신뢰의 중요성, 시간 관리, 확고한 가격 정책, 효율적인 상품 선택 등은 현대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한 원칙들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소비 심리와 비즈니스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은 오늘날의 기업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줍니다. '유대인의 상술'은 단순히 과거의 성공 비법을 모아놓은 것을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영 전략과 부의 지름길을 알려줍니다.
감상평: 도발적이지만 실용적인 부의 철학서
'유대인의 상술'은 일부 도발적인 내용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핵심에는 지속 가능한 경제적 성공을 위한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돈을 대하는 철학과 태도,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단순한 비즈니스 기법을 넘어 삶의 지혜로 다가옵니다.
후지다 덴의 화려한 경력과 성공적인 사업 이력은 이 책의 내용에 무게를 더합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유대인 사업가들의 지혜는 단순한 이론이 아닌 검증된 실전 노하우로, 이를 통해 독자들은 더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의 상술'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반드시 읽어야 할 부의 교과서', '인생 설계 필독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경영서의 고전입니다. 유대인들의 방식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철학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