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전하는 절절한 메시지

꿀깨비 2025. 3.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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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전하는 절절한 메시지


서른일곱의 나이에 결장암 4기 진단을 받은 한 여성이 남긴 마지막 5년간의 기록. 이 책은 단순한 암 투병기를 넘어 한 인간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느낀 모든 감정과 깨달음을 솔직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미국에서 성공한 법조인으로 살아가던 저자의 인생 여정과 그녀가 마주한 죽음에 대한 성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저자 소개: 줄리 입 윌리엄스의 파란만장한 삶


줄리 입 윌리엄스는 1976년 베트남 땀끼에서 선천성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그녀는 돌도 지나지 않은 영아기에 할머니에 의해 안락사 당할 뻔했으나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세 살이 되던 1979년, 베트남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목숨을 걸고 고향을 탈출해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미국에서 UCLA 병원의 수술을 통해 부분적으로 시력을 회복했지만, 정상인에 비하면 여전히 맹인에 가까운 시력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하버드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세계적인 로펌인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에 입사해 성공적인 법조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는 한편, 조시라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두 딸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러나 2013년, 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결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5년간의 투병 끝에 2018년 3월, 여섯 살과 여덟 살의 어린 두 딸을 남겨두고 마흔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은 총 43개의 장과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줄리는 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여정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기록했습니다.

책은 "곧 시체가 될 아기"로 시작해 "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라는 제목의 마지막 장으로 마무리됩니다. 특히 에필로그는 줄리가 세상을 떠난 후 남편 조시가 작성했는데, 그의 솔직한 심경 고백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책에는 줄리의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과 역경, 하버드 로스쿨 졸업과 변호사로서의 성공, 가족을 이루고 행복을 느끼던 시간, 그리고 갑작스러운 암 진단 후의 충격과 분노, 슬픔, 수용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주요 메시지와 깨달음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살아 있는 동안 제대로 사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줄리는 죽음을 앞두고 다음과 같은 통찰을 전합니다:

현재의 소중함: "우리는 건강한 시절에 건강을 낭비하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을 낭비한다"라고 말하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죽음에 대한 수용: 예후가 좋지 않은 불치병의 역설 중 하나로, 죽음을 인정하고 나니 정신적 마비 상태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자기결정의 중요성: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라는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강조합니다.

일상의 소중함: 병에 걸린 사람으로서 건강한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일상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문체와 서술 스타일


줄리의 문체는 직설적이고 솔직하며 때로는 날것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특히 암 환자가 경험하는 심리 변화의 5단계(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를 솔직하게 표현하며, 분노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정직하게 표현하는데, 특히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서는 "내가 죽으면 당신은 망가질 거야. 수백만 개의 파편으로 산산조각 날 거야"라고 말하면서도 "단순히 아내 혹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할 것 같아서 여자를 만나지는 마. 당신과 아이들과 함께 살 자격과 가치가 충분한 여자를 만나길 바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이타적인 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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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작품과의 비교


이 책은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와 자주 비교됩니다. 두 작가 모두 30대에 암 진단을 받고 죽음을 직면한 의학박사와 법학박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줄리의 이야기는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이민자로서의 삶이 더해져 더욱 극적인 서사를 갖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폴 칼라니티, 니나 기그스 같은 작가들의 대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비평과 독자 반응


출간 직후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수많은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암과의 사투를 현명하고 감동적으로 담은 이야기"라고 평가했으며, 폴 칼라니티의 아내인 루시 칼라니티는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가는 몸으로 치열한 회고록을 써내려간 저자의 인생이 너무나 감동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한 문장, 한 문장이 감동과 공감을 자아내는 위대한 일대기"라고 극찬했습니다.

감상평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저자의 솔직함과 용기입니다. 줄리는 자신의 분노, 두려움, 슬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습니다.

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에필로그에서 남편 조시가 줄리가 떠난 후 삶이 오히려 가벼워지는 느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대목입니다. 이는 사회적 통념과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정직함이 돋보입니다.

다만 일부 독자들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서술할 때 1인칭 시점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전환되는 부분에서 작위적인 느낌을 받기도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결론


《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는 단순한 암 투병기가 아닌, 한 인간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느낀 모든 감정과 깨달음을 담아낸 값진 기록입니다. 줄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과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처럼, "날씨가 좋을 땐 산책을 하고, 여행을 하고 여권에 스탬프를 모으고, 매번 미루었던 '내일'을 당장 오늘부터 살아보라"는 간절한 호소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우리 모두가 한 번뿐인 인생을 더욱 충실히 살아갈 용기와 영감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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