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심층 분석: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한밤중 저수지에서 발견된 소녀의 운동화와 실종된 소년. 이 미스터리한 사건 뒤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을 파헤치는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청소년 문학이라는 범주를 넘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집착과 폭력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 작품입니다.
작품 개요 및 기본 정보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2023년 3월 14일 (주)우리학교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청소년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심리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면모도 강하게 드러내며 "청소년 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 작품은 소설의 플롯과 반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문제작으로, 표면적인 러브스토리 너머에 있는 관계의 어두운 측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자 이꽃님 소개
이꽃님 작가는 1989년 울산에서 태어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습니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했으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청소년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 시리즈,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이름을 훔친 소년』 등이 있으며, 동화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 등을 발표했습니다. 이꽃님 작가는 따스한 감성의 작품부터 십대들의 현실 속 부조리와 관계의 심연을 파헤치는 문제작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요약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의 이야기는 한밤중 저수지에서 가지런히 놓인 소녀의 흰 운동화가 발견되고, 함께 있던 소년이 실종되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사라진 소년 해록과 소녀 해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해주가 자신과 해록의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소설은 평범한 고등학교 교실에서의 소년과 소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해주는 자신을 좋아하는 해록을 위해 스스로의 모든 것을 바꿉니다. 자신의 외모와 취향을 모두 해록의 원하는 방식대로 변화시키며,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당연한 행동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관계에 숨겨진 어두운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독자들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실체를 마주하게 되며, 소설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합니다.
주요 주제와 메시지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의 핵심 주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과 폭력성입니다. 작품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 간절함, 집착, 소유욕, 심리적 조종, 정서적 폭력의 문제를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이 소설은 특히 가스라이팅과 같은 정서적 학대의 양상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통제와 지배의 문제를 고발합니다. "네가 이상한 거다"라거나 "너를 제일 사랑하는 건 나다"라는 말로 상대방을 세뇌하고 조종하는 가해자의 모습을 통해 잘못된 사랑의 형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작품을 관통하는 또 다른 중요한 키워드는 '열등감'입니다. 주인공 해주가 가진 열등감은 마치 곰팡이처럼 그녀의 마음을 서서히 좀먹고, 그녀의 행동과 관계 맺기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작품은 이러한 열등감이 어떻게 왜곡된 사랑의 형태로 표출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문학적 특징과 기법
이꽃님 작가의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치밀한 플롯, 소름 돋는 반전, 그리고 압도적인 몰입감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특히 심리 미스터리물로서의 면모가 강하며, 독자들을 끝까지 속이는 도발적 질문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결말의 복선을 찾게 만듭니다.
작품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누군가에게 말하듯 내용이 전개되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취합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마치 주인공의 고백을 직접 듣는 듯한 친밀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동시에 서술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또한 작가는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이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당연하게'라는 말이 들어가면 어쩐지 커피를 안 좋아해도 좋아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하며, 제목에서부터 작품의 주제를 암시합니다.
독자 및 비평가 반응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많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페이지 터너"라는 표현처럼 술술 읽히면서도 깊은 여운을 주는 작품으로, 한 독자는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 나를 읽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다른 독자는 "책의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조차 깜쪽같이 속아 버리고 말았다"라며 작품의 반전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이 소설이 단순한 청소년 연애 소설을 넘어서 데이트폭력, 가스라이팅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또한 "십대들의 사고방식과 관계 맺기 방식, 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평가와 함께, 십대들만의 문제가 아닌 "자아존중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회적 의미와 가치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문제, 특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폭력과 통제의 메커니즘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닙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잘못된 사랑에 망설이고 있을 누군가에게 가 닿기를 바라며", "아무런 조건 없이,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이가 분명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품이 단순한 흥미 유발을 넘어서 독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특히 "사랑이라는 말은 얼마나 닳고 닳아 버렸는지 이제 누군가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의심이 든다"는 문장처럼,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퇴색된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게 관계의 건강성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