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개꿈':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그려낸 2030 세대의 현실과 꿈
네이버웹툰의 토요일 연재작 '개꿈'은 출시 이후 단기간에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19금 웹툰입니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개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허황된 꿈을 좇는 2030 청춘들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장르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조상님이 나와 로또 번호를 알려주는 꿈에서 갑자기 시골 똥개가 나타나면 그 꿈이 '개꿈'이 되듯, 이 웹툰은 청춘들의 화려한 꿈과 씁쓸한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스토리와 주요 등장인물
'개꿈'의 중심에는 27세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 윤빛나가 있습니다.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병행하는 빛나는 두 남자와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는 1년째 잠자리 파트너인 잘생긴 강경준이고, 다른 하나는 7살 연하의 재수생 준수입니다.
강경준은 SNS 인플루언서로 21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벌 3세 차현주와 교제 중입니다. 현주는 경준에게 월세 300만원짜리 집을 얻어주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실은 자신의 오빠에게 복수하기 위한 도구로 경준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경준 역시 현주를 중요한 '돈줄'로 여기면서도 빛나와의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네 명의 남녀가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좇으며 얽히고설키는 이야기가 '개꿈'의 주요 내용입니다. 사랑이라기보다는 이용과 욕망, 자존감 회복을 위한 관계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작가 신송림의 이력
'개꿈'의 작가 신송림은 필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필명은 중학교 시절 강남구청역 인근에 있던 '신내과', '송의원', '림피부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조소과를 전공했던 작가는 대학 시절 "이대로는 아무것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휴학 후 2년간 동인지 행사 등에 참가하며 만화가 데뷔를 준비했습니다. 원래는 만화 평론가가 되고 싶었으나 시대적으로 이른 것 같다고 판단했고, 웹툰이 활성화되면서 만화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개꿈' 이전에는 '착한 여친'이라는 작품에서 글을 담당했으며, 글과 그림을 모두 직접 맡은 것은 '개꿈'이 처음입니다. 2,000권의 만화책을 소장할 정도로 만화 애호가인 그는 석동연 작가의 '그녀는 연상!', '말랑말랑', 윤린 작가의 '더 세렉숀 음반사', 호연 작가의 '도자기'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인기 요인: 하이퍼리얼리즘과 공감
'개꿈'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은 현실을 미화 없이 그대로 그려내는 하이퍼리얼리즘 장르적 특성에 있습니다. 판타지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채 2030 세대의 연애와 일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스타일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한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작품 속 빛나는 공부보다 현주의 SNS를 염탐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공무원 시험 접수만 한 채 끝없이 자기합리화하며, 경준은 명문대 졸업생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등 미화되지 않은 캐릭터들이 현실감을 높입니다.
"평범한 여성이 잘생긴 남자를 만나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결국 "평범한 여성은 잘생긴 남자를 사귈 수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며, 이를 중심으로 캐릭터들의 '작당 모의'가 전개됩니다. 이러한 현실적 설정과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전개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중독성을 더합니다.
감상평과 심층분석
'개꿈'은 단순한 성인 웹툰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허황된 꿈을 좇지만, 그 꿈이 '개꿈'처럼 허망하게 끝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특히 SNS 중심의 과시적 문화,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청춘들의 불안정한 자아와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대화와 상황 설정은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독자들은 "야한 성인만화인데 하나도 안 야해", "재벌이라는데 전혀 재벌처럼 안 보임", "진짜 말도 안 되게 재밌다", "현실 몸매" 등의 댓글을 통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댓글들은 '개꿈'이 기존 성인 웹툰의 클리셰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고자극'으로 분류되는 것에 의문을 표하며 "공감을 많이 유도하는 쪽으로 만화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평소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개꿈'의 1차적인 목적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작가 신송림은 최근 손목 통증 등으로 마감이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휴재 없이 앞으로 1년 반 정도는 더 연재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개꿈'의 스토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독자들과 함께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개꿈'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2030 세대의 연애관과 가치관, 사회적 압박과 불안감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웹툰 시장에서 하이퍼리얼리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전개와 현실적인 캐릭터 묘사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개꿈'은 제목 그대로 허황된 꿈을 꾸는 청춘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신송림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블랙코메디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하이퍼리얼리즘 웹툰의 대표주자로서 앞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