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967일간의 구금, 그리고 사라진 재판' 심층 분석

SBS '그것이 알고싶다' 1398회에서는 캐나다에서 국제성매매조직의 수장으로 지목되어 32개월(967일)간 수감되었던 전대근 씨의 사건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2024년 5월 18일 방송된 이 에피소드는 국제 성범죄 조직의 보스로 지목된 한인 목사의 충격적인 이야기와 사법 정의에 관한 의문점을 파헤쳤습니다.
충격적인 성매매 조직 검거 사건의 배경
2015년 4월 1일, 캐나다에서는 500명이 넘는 여성들을 인신매매하고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국제범죄조직이 검거되었다는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캐나다 연방경찰(RCMP)이 수개월간 추적하여 체포한 8명의 조직원 중에는 2명의 한국인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중 한 명이 조직의 리더로 지목된 전대근 씨였습니다.
조직의 수장으로 지목된 한인 목사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전대근 씨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목사이자 사립학교 행정실장으로 일해온 인물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캐나다 교민들은 "목사님이시고 굉장히 성실한 분인데 성(性)에 관한 거라면 좀 그렇잖아요. 리더라고 하니까... 야, 진짜 두 얼굴인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전 씨가 유학생들의 비자 발급이나 주거 문제를 도맡아오면서, 학교 명의로 임차된 오피스텔 등지에서 여성들을 성매매에 동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비자 장사를 통해 여성들을 들여와 성매매를 알선했고 조직원들로부터 2억 원에 달하는 금전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9년 만에 재조명된 사건과 전대근의 주장
이 사건은 9년이 지난 2024년 4월, 캐나다 주요 일간지에서 전대근 씨를 인터뷰하면서 새롭게 재조명되었습니다. 전 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무고하며, 캐나다 연방경찰의 잘못된 수사로 967일 동안 억울한 수감생활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대근 씨의 반박
전 씨는 "피해자가 없는 사건의 가해자, 존재하지 않는 조직의 리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는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지 의뢰인들에게 비자를 대신 발급해주고 거처를 마련해줬을 뿐, 해당 여성들이 성매매를 했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더욱이 그는 경찰이 발표한 500여 명의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제기했습니다. 또한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가 있었던 다른 피의자들은 일찍이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보스로 지목된 자신만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사라진 재판과 남겨진 의문들
전대근 씨 사건의 가장 큰 의문점은 그가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검찰 측의 재판 지연으로 결국 32개월 만에 석방됐지만, 2018년 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서 끝내 유무죄를 가릴 재판을 받지 못하고 사건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수사기관의 입장
반면 수사기관은 전 씨의 혐의를 온전히 입증하지 못했을 뿐, 성매매 알선업자 박 씨(가명)의 진술 및 그가 전 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명백한 증거로 존재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들을 제기했습니다:
수사기관이 결정적 증거로 내세우는 성매매 알선업자 박 씨(가명)의 진술 내용과 전 씨와의 숨겨진 관계는 무엇인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전 씨는 어떤 사람인가?
만약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어쩌다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인가?
사법정의와 인권 보호 사이의 균형
이 사건은 국제 범죄 조직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법적 오류와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에서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확실한 증거 없이 누군가를 범죄 조직의 수장으로 지목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만약 전대근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제적인 사법 시스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오류와 그로 인한 개인의 삶의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반면, 그가 실제로 범죄 조직의 수장이었다면, 이는 겉으로는 존경받는 지역사회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이면에서는 심각한 범죄에 가담할 수 있는 이중성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역할과 책임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 사건을 심층 보도함으로써, 미디어가 사회적으로 묻혀버린 사건들을 재조명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초기 보도에서는 범죄자로 낙인찍혔던 인물의 다른 측면을 9년 후에 조명함으로써,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개인을 판단하는 것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또한 국제적 범죄 수사에 있어서 문화적, 언어적 장벽이 어떻게 오해와 불공정한 처우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캐나다 사법 시스템 내에서 전대근 씨가 겪었을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의 소통 문제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1398회는 단순한 범죄 사건을 넘어, 진실, 정의, 그리고 한 개인의 인생이 어떻게 사법 시스템 속에서 변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