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격화에 따른 빅테크 주가 폭락, 기업별 영향 분석
미국 백악관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총 관세율을 145%로 재산정함에 따라 뉴욕증시가 급락세로 마감되었습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술주 하락 현황
현지시간 4월 10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기술주들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7.22% 하락한 252.55달러
엔비디아: 5.91% 하락한 107.57달러
애플: 4.23% 하락한 190.44달러
아마존: 5.17% 하락
메타 플랫폼: 6.74% 하락
구글(알파벳): 3.53% 하락
마이크로소프트: 2.10~2.34% 하락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97% 하락했습니다. 전날 18.73% 폭등했던 반도체 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세 인상의 배경과 범위
이번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중국에 대한 145% 관세 부과입니다. 백악관은 125%의 상호관세와 20%의 펜타닐 관련 기존 관세를 합산해 총 관세율이 145%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5월 2일부터는 중국과 홍콩에서 유입되는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에도 12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혀, 소비자 체감 비용 상승 우려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기업별 영향 분석
NH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 기업 중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입니다. 반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실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애플의 경우, 중국 생산 비중이 80%, 나머지 20%는 인도와 베트남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트남에서는 에어팟의 65%, 아이패드와 애플워치의 20%, 맥북 5%를 생산하고, 인도는 아이폰 생산의 14% 정도를 차지하는데, 관세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완제품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하면 애플은 비용을 흡수하거나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는데, 가격 인상은 수요 감소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칩 자체는 이번 관세에서 제외되었지만, 완제품(그래픽카드, 서버시스템)은 조립 장소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완제품 조립 비중은 중국 20%, 대만 30%, 멕시코 30%, 미국 20%로, 최근 멕시코와 미국 조립 확대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나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생산 공장이 전 세계에 분산되어 있어 경쟁사 대비 자동차 관세 피해 정도는 낮을 전망이나,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해 실적 추정치 하향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존은 상호관세 영향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이커머스 판매 볼륨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시장 변동성과 투자 전략
이번 하락은 단기적인 기술적 조정이 아닌 무역 전쟁 심화 및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본질적 리스크로 해석됩니다. 고율 관세는 공급망 교란, 수출입 차질, 원가 상승을 유발하며, 이는 실적 둔화와 기업 이익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7.24포인트(21.53%) 상승한 40.86을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습니다.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금 비중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방어적 자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향후 전망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합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일부 종목들은 낙폭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향후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 상황에 따라 시장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열려 있음을 시사합니다.
전반적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와 해외 시장 비중에 따라 관세 영향의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비용 증가분의 소비자 전가 또는 자체 흡수 전략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