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말콤 해리스의 '팔로 알토: 캘리포니아,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의 역사'

꿀깨비 2025. 4.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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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해리스의 '팔로 알토: 캘리포니아,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의 역사'

 

말콤 해리스의 '팔로 알토: 캘리포니아,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의 역사'는 2023년 2월 출간된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역사서로,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팔로 알토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지역사가 아닌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실리콘밸리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분석하며, 그 과정에서 드러난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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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개요와 주요 내용

해리스는 팔로 알토를 "날씨는 온화하고, 사람들은 교육 수준이 높으며, 부유하고, 건강하며, 진취적인" 곳으로 묘사하면서도 동시에 "도난당한 인디언 매장지 위에 세워진 유령 같은 독성 폐기물 처리장이자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핵심 부분"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화려한 성공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역사를 조명합니다.

책은 150년에 걸친 앵글로 정착민 식민주의의 과정에서 팔로 알토와 북부 캘리포니아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를 추적합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주민 학살과 토지 수탈: 오로네(Ohlone) 원주민으로부터의 토지 강탈과 멕시코로부터의 영토 탈취로 시작된 캘리포니아의 역사
  2. 스탠포드 대학의 역할: 리랜드 스탠포드의 말 훈련 방식에서 비롯된 '팔로 알토 시스템'—"자본주의적 합리성과 잠재적, 투기적 가치에 대한 배타적 집중의 체제"
  3. 군산복합체와의 연계: 전후 군사산업복합체에서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 대학의 핵심적 역할
  4. 노동 착취의 역사: 원주민 노예제도부터 19세기 이민자들의 철도 건설, 폭스콘에서의 기기 제조에 이르기까지 착취의 연속성
  5. 기술 발전의 이면: IQ 테스트, "공유지의 비극", 인종 유전학, "깨진 창문 이론" 등 팔로 알토에서 발전한 이데올로기와 기술, 정책들의 문제점

해리스는 이 책에서 "작은 미국 교외 도시가 어떻게 경제 성장과 전쟁의 강력한 엔진이 되었고, 어떻게 세계를 놀랍도록 재앙적인 21세기로 이끌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자 말콤 해리스의 이력

말콤 해리스(1988년생)는 미국 동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비평가, 편집자입니다. 그는 산타크루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가족과 함께 팔로 알토로 이주했으며, 2010년 메릴랜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온라인 매거진 '더 뉴 인콰이어리(The New Inquiry)'의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2017년 '키즈 디즈 데이즈: 밀레니얼의 탄생(Kids These Days: The Making of Millennials)'을 출간했습니다.

 

해리스는 '오큐파이 월스트리트'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2012년 브루클린 다리에서의 시위 참여로 경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그는 자신이 자란 팔로 알토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것이 결국 '팔로 알토' 책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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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인기 요인과 평가

'팔로 알토'는 출간 이후 VULTURE, THE NEW REPUBLIC, DAZED, WIRED, BLOOMBERG, ESQUIRE, SALON, THE NEXT BIG IDEA CLUB 등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최고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의 인기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포괄적인 역사 서술: 실리콘밸리의 첫 번째 종합적이고 글로벌한 역사로서, 철도 자본가에서 마이크로칩 조립업자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2.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3. 개인적 연결성: 해리스 자신이 팔로 알토에서 자란 경험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 팔로 알토 고등학교 근처 칼트레인 철로에서 발생한 청소년 자살 사건을 책의 시작점으로 삼아 개인적 차원과 역사적 차원을 연결합니다
  4. 풍부한 캐릭터 묘사: 조나단 레섬(The Nation)은 "해리스는 캐릭터 스케치에 뛰어나다... 그의 상세한 산문에서 주로 비난받을 만한 백인 남성들의 권력, 영향력, 자아를 생생하게 표현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이 책이 "범위와 정확성, 투쟁성, 그리고 더 이상 벌거벗은 황제보다 더 벌거벗을 수 없는 황제에 대한 풍자적 놀라움"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때때로 해리스의 이론적 선언이 기계적일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결론

말콤 해리스의 '팔로 알토'는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해리스는 책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어떻게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하고 급진적인 제안"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자본주의-기술적 관성의 꿈에서 깨어날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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