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담아낸 감동적인 이야기
2022년 MBC경남에서 제작되어 2023년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작품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한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계기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의 인연이 알려지면서 넷플릭스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은,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기록입니다.
김장하 선생의 삶과 철학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60년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깊은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19세였던 1962년에 한약업사 자격을 취득한 후, 1963년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한약방을 개업했고, 10년 후 진주로 이전해 50년간 운영했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삶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자신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는 "돈은 똥과 같다"라는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똥은 쌓아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과 열매를 피운다"는 그의 말은 재산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주요 사회공헌 활동
- 교육 지원: 39살이던 1983년 진주에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고 1991년 국가에 헌납했습니다. 당시 땅과 건물 가치만 100억 원이 넘는 학교였습니다.
- 장학금 지원: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그중 한 명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었습니다. 장학생들에게는 학비와 생활비, 때로는 학위 공부까지 지원했지만 어떤 요구사항이나 부담도 주지 않았습니다.
- 시민사회 지원: 진주환경운동연합 고문, 형평운동기념사업회장,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진주지부 이사장,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 영남대표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했습니다.
- 여성과 약자 지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세웠고, 호주제 폐지를 외치는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 문화예술 지원: 지역 문인을 위한 '진주가을문예' 시상식을 1995년부터 27년간 지원했고, 지역 연극 단체가 사라지지 않도록 물질적 도움을 제공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특징과 제작 배경
'어른 김장하' 다큐멘터리는 김주완 기자와 MBC경남의 김현지 PD가 함께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특이한 점은 김장하 선생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려 언론과 공식적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제작진은 김장하 선생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간접적으로 취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김장하 선생의 삶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그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그의 인품과 철학을 보여줍니다. 이는 "허구가 아닌 현실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현실의 허구적인 해석 대신 현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다큐멘터리의 본질에 충실한 접근법입니다.
작품 정보
- 제목: 어른 김장하 (영문: A Man Who Heals the City)
- 감독: 김현지
- 제작: MBC경남
- 배급: 시네마 달
- 러닝타임: 105분 (극장판)
- 개봉: 2023년 11월 15일 (극장판)
- 수상: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 제15회 부산평화영화제 꿈꾸는 평화상
사회적 반향과 의미
이 다큐멘터리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한 독지가의 이야기를 넘어,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되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없고 꼰대만 가득한 시대,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은 일에도 크게 생색내는 현대 사회에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김장하 선생이 장학생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갚으려거든 이 사회에 갚아라"라는 그의 말은 선한 영향력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평범한 삶을 사는 장학생에게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일화나, 민주화운동으로 고초를 겪은 장학생들을 두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길은 (공부와 학생운동) 둘 다 똑같다"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장학생들을 자랑스러워했던 모습은 그의 넓은 시야와 포용력을 보여줍니다.
현재의 인기와 영향력
2025년 4월 현재, '어른 김장하'는 넷플릭스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8위에 올라 있으며, CGV에서는 재개봉되기도 했습니다. 10위 안에 든 콘텐츠 가운데 다큐멘터리는 '어른 김장하'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 인기와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화려한 말이나 거대한 성공이 아닌, 꾸준한 실천과 나눔으로 공동체를 이끈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통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