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833회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심층분석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우리 몸에서 눈이 차지하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나타냅니다. 2022년 8월 31일 방영된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833회에서는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방송의 주요 내용을 분석하고, 녹내장의 위험성과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녹내장이란 무엇인가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립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4,500만 명이 녹내장으로 실명했는데, 이는 전체 실명 인구의 12%에 해당합니다. 국내에서도 실명 인구 70만 명 중 38%가 녹내장으로 인한 것입니다.
녹내장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했습니다. 급성 녹내장으로 심하게 안압이 상승하고 각막부종이 나타나면 눈의 색깔이 연한 청색이나 녹색으로 보여 '녹내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과, 녹내장 말기에 동공의 색이 녹색으로 보여 이런 병명이 생겼다는 설이 있습니다.
녹내장의 종류
- 원발성 녹내장
- 일차성 개방각 녹내장: 방수 유출 불균형으로 발생
- 급성폐쇄각 녹내장: 어두운 조명에서 책을 읽을 때와 같이 가까운 거리를 오랜 시간 볼 때 동공이 확장되면서 발생
- 정상안압 녹내장: 한국인 녹내장 환자의 약 70%가 이에 해당하며, 안혈류 장애나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
- 속발성 녹내장
- 백내장, 안외상, 안과수술 후, 당뇨망막병증, 포도막염, 시신경 허혈 등 다른 질환이나, 스테로이드 안약의 장기 사용으로 발생
생로병사의 비밀이 소개한 녹내장 환자들
방송에서는 다양한 녹내장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 차광찬 씨(60세)와 김춘자 씨(78세)
이들은 눈이 침침하고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녹내장 진단을 받았습니다. 차광찬 씨는 중기에서 말기, 김춘자 씨는 말기 진단을 받았으나, 두 사람 모두 눈 침침함 외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었습니다. - 장유리 씨(29세)와 그녀의 여동생
라식수술 전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자매 모두 녹내장 진단을 받았습니다. 서울의 한 안과 전문병원에서 지난해 라식수술을 위해 검진을 받은 환자 만 3천여 명을 분석한 결과, 0.7%가 녹내장 의증, 0.5%가 녹내장 확진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 곽은호 씨(27세)와 김명인 씨(62세)
성별과 나이대는 다르지만, 둘 다 오랜 시간 당뇨병을 앓아 왔고 최근 녹내장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령, 가족력,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은 녹내장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특히 신생혈관녹내장은 눈에 발생하는 당뇨합병증의 일종입니다.
녹내장의 위험 요소와 발병 메커니즘
녹내장은 여러 위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주요 위험 요소로는 고령,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근시 등이 있습니다.
분당서울대 안과 김태우 교수는 "녹내장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자각증상만으로는 발견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섬유가 눈 뒤쪽으로 들어가는 사상판에서 발생하며, 사상판 내 모세혈관과 축삭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생깁니다.
삼성서울 안과 한종철 교수는 정상안압 녹내장에 대해 "정상안압은 전체 인구의 평균안압을 의미하며, 녹내장 환자는 시신경이 취약한 구조적 특징을 가져 정상안압도 견디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근시와 녹내장의 연관성이 높아, 연구 결과 근시 어린이 118명 중 51명(43%)에서 시신경 모양의 변형과 시신경유두의 위축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녹내장은 눈 속 모세혈관 손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안구광학단층분석 혈관촬영기술(OCT angiography)을 이용한 연구 결과, 녹내장 환자들은 망막 황반부 모세혈관의 밀도가 정상인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되어 있었으며, 황반부 주변의 모세혈관망이 손상되어 있는 환자일수록 녹내장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녹내장의 진단과 치료
녹내장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압 측정, 시야 검사, 망막신경섬유층 촬영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약물 치료
- 하루 1회에서 수 회까지 안구에 직접 약물을 점안하여 안압을 하강시키거나 안혈류를 증가시키는 방법
- 한 가지 점안약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두 가지 이상의 점안약을 사용
-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등 많은 경우에서 우선적인 치료 방법으로 사용
- 레이저 치료
- 약물 치료로 조절되지 않을 때 시행
- 수술 치료
- 약물과 레이저 치료로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시행
서울대학교병원 안과에 따르면, 안압을 20~30% 정도 낮추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 확률이나 시력 악화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녹내장은 시신경에 생긴 손상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현재 없으며,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녹내장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녹내장 환자나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통해 질환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중등도에서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녹내장 발병 위험이 73% 낮았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
녹색 잎채소, 과일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 섭취
잎이 많은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녹내장 발병 위험이 20~30% 낮았습니다
카페인 섭취 관리
하루 1-2잔의 커피는 괜찮지만, 3잔 이상은 녹내장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녹차가 녹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마그네슘 보충제 고려
마그네슘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녹내장 환자의 시력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구강 건강 관리
치주 질환이 녹내장에 기여할 수 있는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칫솔질, 치실 사용,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중요합니다
금연
흡연은 녹내장 위험을 증가시키고 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건강한 체중 유지
BMI가 너무 높거나 너무 낮으면 녹내장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요가에서 거꾸로 된 자세 피하기
머리를 숙이는 자세는 안압을 증가시킬 수 있어 녹내장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습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
특히 40세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합니다
결론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릴 만큼 초기에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적절한 치료,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녹내장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생로병사의 비밀 833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녹내장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따라서 40대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은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발견, 그리고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안압을 조절하고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건강한 눈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으로부터 우리의 눈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