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검지의 힘』: 이선주 작가의 따스한 성장소설 심층 분석

꿀깨비 2025. 5.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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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의 힘』: 이선주 작가의 따스한 성장소설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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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의 힘』은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청소년문학에 '맹탐정'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선주 작가의 최신작으로, 2025년 4월 30일 돌베개 출판사에서 발간된 청소년 성장소설입니다.

 

평범한 여고생이 갑자기 검지만 유독 강해지는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성장, 그리고 작은 용기가 가진 힘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성장소설

『검지의 힘』은 어느 날 갑자기 검지의 힘만 유독 강해지는 능력이 생긴 여고생과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지도, 친구가 많지도 않은 주인공 하지는 하루아침에 조금만 방심하면 연필을 부러뜨리거나 숟가락을 휘어지게 만드는 '애매한' 초능력을 갖게 됩니다.

 

이 작품은 이선주 작가가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들과는 달리 판타지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무리의 우두머리나 최고를 상징하는 엄지가 아니라,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인물을 상징하는 '검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인상적입니다.

 

단짝 영인하고만 "둘만 있는 섬"처럼 지내던 하지의 눈에 교실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던 괴롭힘이 들어옵니다. 과거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으나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던 하지는 현재 교실에서 벌어지는 눈에 띄지 않는 괴롭힘을 주시하게 됩니다. 급식에 나온 주스 갑을 책상에 버린다거나 지나가면서 어깨를 툭 치는 식의 일반적이지 않은 친구 사이를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서로를 연결하는 검지의 진정한 힘

『검지의 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검지가 가진 진정한 능력이 '서로를 연결하는 힘'이라는 점입니다. 자기만의 세계를 부유하던 하지가 다른 이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머물러 있던 검지의 힘이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소설 속에서 힘을 받고 싶은 아이가 간절한 마음으로 "줘!"라고 말하고, 하지가 "줄게."라고 답하면 힘이 전해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줘! 라고 간절하게 말해. 중요한 건 간절한 마음이야. 하나, 둘, 셋!"이라는 구절은 이 소설의 핵심 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정아, 호여준, 정영인, 유익표 등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인공 하지가 검지의 힘을 보내게 되면서 친구가 된 아이들입니다. 검지와 검지 사이로 짜릿하게 힘이 전해지는 순간,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나'는 '우리'가 됩니다.

열일곱 교실 속 다양한 고민들

소설은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교실에 앉아 있지만, 각자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열일곱 살 청소년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따돌림, 진로, 부모의 이혼 등 각자의 고민을 껴안은 10대 아이들은 서로의 삶에 손차양하며, 숨 막히는 여름 더위를 견디어냅니다.

 

하지는 과거의 죄책감으로 '그날'의 기억 일부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불쑥불쑥 들리는 목소리로 인해 일상이 흔들립니다. 도서관에서 '그 아이'일 리 없는 뿔테와 마주치게 되면서 사라진 하지의 기억 속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용기를 내야 할 순간에 용기를 내지 않으면 상처받는 건 그들만이 아니다"라는 구절은 방관자의 죄책감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보통의 존재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메시지

이 소설은 "서로를 일으켜 주는 덴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검지의 힘 정도만 있다면 우리는 서로를 좀 더 보듬고 아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거대한 권력이 아니라,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다정한 마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작가는 "오늘도 어디서 왔는지 모를 죄책감과 상처를 안고, 남에게 앙갚음하는 대신 다른 이의 상처를 살피며 하루를 보냈을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보낸다"라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송수연의 "소설을 읽고 난 후 종종 왼손을 펼쳐 검지를 까닥거린다. 누군가는 작은 힘을 가지고 자신과 이웃을 구한다. 누군가는 큰 힘으로 공동체와 국가를, 나아가 세계를 망치기도 한다. 알고 보니 그 작거나 큰 힘이 다 검지에서 비롯한 것이었다"라는 추천사와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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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작가와 그의 문학 세계

이선주 작가는 198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와서는 방송 관련 일을 했습니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맹탐정 고민 상담소』 시리즈로 한국 청소년문학에 '맹탐정'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외에도 청소년소설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열여섯의 타이밍』, 『단지 커피일 뿐이야』와 앤솔러지 『열다섯, 그럴 나이』, 『마구 눌러 새로고침』, 『이번 연애는 제발!』, 『성장의 프리즘』, 『페페』, 『모로의 내일』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이선주 작가는 청소년들의 일상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 왔는데, 『검지의 힘』은 판타지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청소년들의 성장과 우정, 고민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그의 문학 세계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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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장소설의 새로운 지평

『검지의 힘』은 판타지 요소를 통해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과 관계의 복잡성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작은 갈등과 고민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은 식물을 자라게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항상 여름에 자랐던 것 같다. 햇볕이 정수리를 집요하게 내리쬐다 못해 숨 막히는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숨을 잘 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라는 구절은 청소년기의 성장통과 그 이후의 성숙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검지의 힘』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소중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작은 용기와 다정함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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