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윌슨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A History of the City, Humankind's Greatest Invention)'는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최고의 발명품인 도시의 역사를 7,000년에 걸쳐 탐구하는 역작입니다. 이 책은 도시가 어떻게 인류 문명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류의 가장 위대한 혁신을 일구어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저자 소개
벤자민 케네스 윌슨(Benjamin Kenneth Wilson, 1980년생)은 영국의 역사학자로, 2001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펨브로크 칼리지에서 역사학 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2009년 출간한 'What Price Liberty?'로 서머셋 모엄 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해군에 관한 베스트셀러 'Empire of the Deep'(2013)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윌슨은 역사학자로서 뛰어난 서술력과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The Spectator, The Literary Review, The Guardian 등에 글을 기고해왔습니다.
책의 개요와 구성
'메트로폴리스'는 기원전 5000년경 인류 최초의 도시인 우루크(Uruk)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메가시티까지, 26개 도시를 통해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추적합니다. 윌슨은 도시가 단순한 필요성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일단 형성된 이후 그 밀집된 환경이 인간의 창의성과 노력을 꽃피우게 했고, 이것이 문명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책은 시간순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장은 특정 시대의 대표적인 도시를 중심으로 주제별로 다루고 있습니다:
우루크와 초기 도시: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하는 최초의 도시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 세계 시민주의와 도시 정치
로마: 공공 공간과 목욕 문화
바그다드: 미식과 길거리 음식
뤼베크: 전쟁과 무역의 도시
런던(1666-1820): 커피하우스와 사교성
파리: 오스만화와 도시 소외
뉴욕: 수직성과 고층 건물
로스앤젤레스: 교외화와 도시 확장
라고스와 도쿄: 유기적 발전과 미래 도시
주요 내용 및 테마
도시의 양면성
윌슨은 도시에 대한 열정적인 옹호자이지만, 도시의 어두운 면 또한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그는 "도시는 매혹적이지만 괴물 같은 면도 있다"고 말하며, 도시가 개인을 압도할 수 있는 공간임을 지적합니다. 19세기 시카고와 맨체스터의 악취, 소음, 공해를 묘사하면서도, 농촌의 빈곤을 피해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도시는 희망을 제공했다고 설명합니다.
혼란스러운 도시성(Messy Urbanism)
윌슨은 '혼란스러운 도시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도시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그는 계획된 유토피아적 도시 계획이 항상 인간의 본성과 혼돈을 일으키는 경향에 직면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라고스나 도쿄와 같은 현대 도시들이 서구의 눈에는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활기차고 흥미로운 도시들이라고 주장합니다.
도시의 회복력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출간된 이 책은 도시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던지지만, 윌슨은 "도시는 회복력이 있고, 적응력이 강한 존재로서 온갖 종류의 재난에 맞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중세 시대 페스트로 베니스와 다른 유럽 도시들이 인구의 30% 이상을 잃었지만 결국 회복했던 역사적 사례를 들며, 도시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인구 이동과 다문화주의
윌슨은 이주와 다문화주의가 항상 도시 생활의 일부였으며, 이것이 도시의 활력과 회복력에 기여한다고 강조합니다. 바그다드의 요리 문화나 런던의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예로 들며, 이주민들이 가져온 문화적 영향이 도시를 풍요롭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감상평
'메트로폴리스'는 단순한 도시사가 아닌, 인류 문명의 거대한 파노라마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윌슨의 글쓰기는 학술적이면서도 활기차고 생동감 있으며, 다양한 사실과 일화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뛰어난 점은 다양한 시대와 문화권의 도시들을 다루면서도, 각 장마다 고유한 주제를 통해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길가메시 서사시를 도시 계획의 청사진으로 보는 해석부터, 인상주의 화가들의 캔버스를 파리의 오스만화가 가져온 도시 소외의 목격자 기록으로 분석하는 등 문학과 예술을 통해 도시를 이해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줍니다.
일부 독자들은 초기 장들이 반복적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리뷰는 윌슨의 열정과 광범위한 연구, 그리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조직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 그가 서방 세계의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이슬람 세계의 도시들에도 관심을 기울인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도시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뛰어난 안내서입니다. 윌슨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약 75%가 도시에 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하면서, 도시화된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비전을 제시합니다. 도시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역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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