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이희영의 『페인트』: 부모와 자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분석

꿀깨비 2025. 4. 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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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의 『페인트』: 부모와 자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분석


『페인트』는 2019년 4월 창비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희영 작가의 청소년 소설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 가족의 의미, 그리고 성장의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201쪽 분량의 이 작품은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작품 배경과 줄거리


『페인트』는 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해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사회에서 정부는 아이를 낳았지만 키우기를 원하지 않는 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을 데려와 직접 양육하는 '네이션스 칠드런'(NC)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 아이들은 NC센터에서 자라며, 13세가 되면 '페인트'(Parents Interview의 줄임말)라 불리는 부모 면접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부모를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됩니다.

소설의 주인공 제누 301은 NC센터에서 자란 17세 소년입니다. 그는 여러 번 부모 면접을 경험했지만, 대부분의 예비 부모들이 정부 혜택이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아이를 입양하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번번이 거절합니다. 제누는 다른 아이들보다 성숙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진정한 부모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합니다.

주요 줄거리에는 제누가 준비되지 않은 듯 보이는 젊은 예술가 부부를 만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이 부부의 솔직함과 진실성에 마음이 끌린 제누는 그들과의 면접을 통해 부모와 자녀 관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제누는 입양을 선택하지 않고 NC센터를 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지만, 이 부부와는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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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주요 주제와 메시지


『페인트』의 핵심 주제는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입니다. 소설은 부모가 되는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제누의 말처럼 "부모는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들이며, 그들도 부모는 처음"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부모들을 비판적으로 그려냅니다. 소설 속 많은 부모 지망생들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아이를 보는 경향이 있으며, 제누는 이러한 부모들을 거부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바라는 아이로 만들려는 욕심보다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는 마음이 먼저다.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되어 가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작가 이희영의 이력


이희영 작가는 1977년 경기도에서 태어났으며, 2013년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제10회 5·18문학상 소설 부문(2014), 제3회 등대문학상 최우수상(2015), KB 창작동화제 우수상(2016),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2018), 제1회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2018) 등이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페인트』 외에도 『나나』, 『보통의 노을』, 『챌린지 블루』, 『썸머썸머 베케이션』 등이 있습니다.

독자 반응 및 비평
『페인트』는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에게 부모와 자녀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소설이 다소 냉정하고 투박한 문체로 쓰여 있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주인공 제누의 성격과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독자층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입니다. 일부 독자들은 이 책이 청소년보다는 부모 또는 예비 부모들이 읽으면 더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정이 청소년들에게 위험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소설의 문학적 의의


『페인트』는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의 가족 구조와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저출산 시대라는 현실적 문제를 미래 사회라는 가상의 배경에 투영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선택'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아 정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제누가 부모를 선택하는 과정은 단순히 가족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을 정립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론


이희영의 『페인트』는 부모와 자녀 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소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 예비 부모, 그리고 모든 독자들에게 가족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복잡해지는 가족의 개념과 부모-자녀 관계의 변화 속에서, 『페인트』는 우리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부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완벽함을 추구하며 느끼는 불안과 압박에 위로가 됩니다. 이희영의 『페인트』는 미래 사회라는 가상의 배경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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