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죽이고 싶은 아이』 -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꽃님의 심층적 서사

꿀깨비 2025. 4. 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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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꽃님의 심층적 서사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여고생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루며 '진실'과 '믿음'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꽃님 작가의 청소년 소설입니다. 2021년 출간된 이 작품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화 계약이 이루어질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독특한 서사 구조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작품 개요


『죽이고 싶은 아이』는 여고생 서은의 죽음과 그녀의 단짝 친구 주연이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학교 공터에서 발견된 서은의 시신, 살해 도구인 벽돌에서 발견된 주연의 지문, 그리고 서은을 만난 후의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 주연까지 - 모든 증거는 주연을 가리키지만, 진실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이 소설은 17명의 인터뷰와 주연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구조로 진행되며, 인터뷰마다 주연과 서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독자들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진실이요? 백번 천 번도 넘게 말했습니다. 전 아니라고요.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세상은 진실을 듣는 게 아니구나. 세상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구나."

저자 이꽃님 소개


이꽃님 작가는 1989년 울산에서 태어나 문예창작을 전공했습니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했으며,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청소년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죽이고 싶은 아이』, 『죽이고 싶은 아이 2』,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이름을 훔친 소년』, 『B612의 샘』(공저),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동화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 등이 있습니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소설이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히며,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분석


서은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여고생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를 돕는 착한 딸로 묘사됩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왕따를 당했으나 주연을 만나면서 학교생활이 나아졌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로, 그녀의 진짜 모습은 다양한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조금씩 드러납니다.

주연
서은의 단짝 친구이자 살인 용의자로, 부유한 가정 출신이지만 정서적으로 외롭고 부모의 사랑에 굶주린 인물입니다. 서은을 진심으로 아끼지만 그 마음이 때로는 집착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서은이 죽던 날의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자신조차도 자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김변호사
처음 주연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로, 주연의 무죄보다는 자신의 실적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주연이 정말로 무죄인지에는 관심이 없으며, 오직 재판에서 이기는 것만 중요시합니다.

국선변호사
주연의 두 번째 변호사로,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경험이 있어 처음에는 주연을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점차 주연이 범인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며 도움을 주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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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주제와 메시지


『죽이고 싶은 아이』는 단순한 청소년 성장소설이나 추리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진실과 믿음의 관계: 작품은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미디어와 여론의 폭력성: 소문이 사실로 둔갑하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청소년의 고립과 외로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서적으로 고립된 주연과 같은 청소년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관계의 복잡성: 겉으로는 친밀해 보이는 관계 속에 숨겨진 불균형과 오해, 그리고 진정한 소통의 부재를 보여줍니다.

서사 구조와 서술 기법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서사 구조에 있습니다. 17명의 인터뷰와 주연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각 증언마다 주연과 서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

"인터뷰이에 따라 주연과 서은이 어떤 아이였는지,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가 시시각각 변모해 간다. 작가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듯하다가도 영리하게 비껴간다."

이러한 구조는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진실을 의심하게 만들며, 자신의 관점과 판단을 계속해서 수정하도록 유도합니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파편화된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강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말과 반전


소설은 여러 번의 반전을 거쳐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집니다. 서은이 죽던 날의 진실이 마지막에 드러나지만, 그 진실조차도 사회적 여론과 믿음의 메커니즘 속에서 다르게 해석되고 왜곡되는 결말은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죽이고 싶은 아이 2』가 출간된 것인데, 이는 첫 번째 책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었거나 추가적인 이야기를 필요로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독자 반응 및 평가


『죽이고 싶은 아이』는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몰입감과 긴장감: "한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평가가 많으며, 빠른 전개와 반전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사회적 메시지: 가짜뉴스, 소문, 여론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깊은 여운: 결말의 충격적인 반전과 씁쓸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작품의 의의와 시사점


『죽이고 싶은 아이』는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병폐와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다루는 작품입니다. 특히 SNS와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재구성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가짜뉴스, 유언비어, 악성 루머는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타인의 불행을 먹이 삼아 이어지는 댓글 테러, 신상털이, 마녀사냥은 그칠 줄을 모른다."

또한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서적으로 결핍된 현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주연과 같이 겉으로는 부족함 없어 보이지만 내면은 외로움으로 가득 찬 청소년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내면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결론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청소년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진실과 믿음, 관계와 소통, 미디어와 여론의 문제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포착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꽃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보이는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진정한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현실의 어려움과 그들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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