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나는 15세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날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 가려던 나는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광주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동네 어른들과 형, 누나들이 웅성거리는 모습, 그리고 시내 쪽에서 들려오는 구호 소리와 군인들의 고함이 내 마음을 점점 불안하게 만들었다. 처음엔 그저 어른들의 일, 대학생 형들이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달라졌다. 학교는 휴교령으로 문을 닫았고, 친구들과 함께 시내로 나가보니 이미 금남로와 도청 앞은 수많은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내 또래의 친구들, 그리고 나보다 어린 아이들까지도 손에 손을 잡고 “비상계엄 해제하라”, “전두환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