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삶과 죽음에 대한 지혜와 통찰력

꿀깨비 2025. 3. 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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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지성계의 거장 이어령 교수가 암 투병 중 마지막으로 남긴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우리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책의 탄생 배경부터 핵심 메시지,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갖는 의미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책의 탄생 배경과 구성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2019년 가을, 김지수 기자의 '인터스텔라' 코너에 실린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에서 시작됩니다. "이번이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라는 이어령 교수의 말과 함께 시작된 이 인터뷰는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는 문장과 함께 7천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김지수 기자는 이어령 교수와 더 깊은 '라스트 인터뷰'를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1년에 걸쳐 "가을 단풍, 겨울 산, 봄의 매화, 그리고 여름 신록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총 열여섯 번의 인터뷰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닙니다. 이어령 교수가 "남아 있는 세대를 위해" "각혈하듯" 자신의 모든 지혜를 쏟아낸 유언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죽어가는 스승 곁에서 삶의 진실을 듣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핵심 메시지: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령 교수는 암 투병 중에도 죽음을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 바라보며, 그것이 "아름답고 불가피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스승은 내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 했다. 정오의 분수 속에, 한낮의 정적 속에, 시끄러운 운동장과 텅 빈 교실 사이, 매미 떼의 울음이 끊긴 그 순간…… 우리는 제각자의 예민한 살갗으로 생과 사의 엷은 막을 통과하고 있다고. 그는 음습하고 쾌쾌한 죽음을 한여름의 태양 아래로 가져와 빛으로 일광욕을 시켜주었다."

이어령 교수는 죽음을 낭떠러지가 아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우리말에서 죽음을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은 소멸이 아니라 탄생의 그 자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합니다.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지혜의 보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삶과 죽음뿐만 아니라 사랑, 용서, 종교, 과학, 꿈, 돈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이어령 교수의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죽음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성찰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은 "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왜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진실이 있는지, 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커트인지, 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지" 등을 설명하며, 한평생 "평화롭기보다 지혜롭기를 선택"했던 이어령 교수가 발견한 삶의 진리를 공유합니다.

저자들의 이력과 배경

이어령 교수의 발자취

이어령 교수는 1933년(또는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며 22살의 나이로 문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문화평론가, 언론인, 작가, 교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한국 현대 지성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100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평생 무신론자로 살아왔으나 노년에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깊이 있는 영성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2022년 2월 26일, 암 투병 끝에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김지수 기자 소개

김지수 기자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23년간 기자로 활동해왔습니다. 패션지 [마리끌레르], [보그] 에디터를 거쳐 조선일보 디지털 편집국 문화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문장의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서정적인 문체로 유명하며, 이재용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에 윤여정, 이미숙 등 유명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패션지 기자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저서로는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도시의 사생활』, 『나는 왜 이 도시에 남겨졌을까』 등이 있습니다.

책의 문학적, 철학적 가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단순한 인터뷰집이나 에세이를 넘어 깊은 철학적,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 특유의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언어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답게 승화시킵니다.

이 책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처럼 이어령 교수가 "자기만의 무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지막 지혜 부스러기"까지 담아낸 작품입니다. 그의 지적 여정이 담긴 이 책은 수많은 독자들에게 "이 불가해한 생을 좀 덜 외롭게 건널 수 있"는 지혜를 전합니다.

감상평: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지만, 이어령 교수는 죽음을 "덮어놓고" 살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이 책은 처음에는 무거울 것 같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한 문장마다 멈추고 감탄하며 곱씹게 되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어령 선생님이 다독다독 달래주기도 하다, 어떤 때는 따끔하게 혼내주는 것 같았다. 은유와 비유로 설명하는 그의 철학을 다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알려주려고 애쓰는 마음은 그대로 느껴졌다."

이 책은 죽음보다 삶에 대한 지혜를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앞둔 이가 전하는 삶의 메시지는 더욱 진실하고 깊이 있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처럼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삶이 정답이 아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결론: 이 시대에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 갖는 의미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단순한 회고록이나 인터뷰집이 아닙니다. 이 책은 한 시대를 대표했던 지성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지혜의 결정체이자, 죽음을 앞둔 사람이 삶에 대해 전하는 가장 진실된 메시지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잊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수업은 우리에게 삶의 본질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우리가 현재를 더 소중히 여기고,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함을 일깨웁니다.

비록 이제는 이어령 교수가 영의 세계로 떠났지만, 그의 마지막 말은 글이 되어 오래도록 우리가 스스로 진실과 보물을 찾도록 안내해 줄 것입니다. 이 책은 "아름답고 고독한 생애를 살았던 스승이 당신의 가슴에 안기는 마지막 꽃 한 송이"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어령 교수가 전하는 지혜를 통해,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매 순간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 우리 시대에 갖는 가장 큰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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