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로랑스 드빌레르 『철학의 쓸모』 심층분석: 현대 삶에 적용되는 철학의 실용적 지혜

꿀깨비 2025. 3. 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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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철학은 종종 추상적이고 난해한 학문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프랑스 철학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의 쓸모』는 철학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철학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의 보고로 재해석하며, 인생의 다양한 고통과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철학의 쓸모』 개요와 핵심 메시지

『철학의 쓸모』는 2023년 최고의 책으로 꼽힌 『모든 삶은 흐른다』의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가 철학의 실용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이 책에서 드빌레르는 철학의 쓸모를 명확하게 두 가지로 정의합니다: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에게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

저자는 철학이 단순한 이론적 사유가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도구임을 강조합니다. "철학은 백면서생의 사치도 전유물도 아니"며,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복을 예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철학은 우리가 일생에 경험하는 대부분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이력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는 1969년생 프랑스의 여성 철학자로, 데카르트를 포함한 17세기 철학의 전문가입니다. 프랑스 최고의 명문대인 에콜 노르말 쉬페르외르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파리 가톨릭 대학과 파리 예수회 신학원인 상트르 세브르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라는 철학을 설파하며,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의 전작 『모든 삶은 흐른다』는 2022년 출간 후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2023년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철학의 쓸모』의 주요 내용 분석

고통에 대한 철학적 접근

이 책의 중심 주제는 '고통'입니다. 드빌레르는 인간이 경험하는 고통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철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육체의 고통: 신체적 고통과 그에 대한 철학적 이해

영혼의 고통: 심리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분석

사회적 고통: 인간관계와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고통

흥미로운 고통: 성장과 발전의 계기가 되는 긍정적 측면의 고통

특히 저자는 영혼의 고통에 관해 설명하면서 장 자크 루소의 철학을 인용하며, 영혼의 고통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플라톤의 관점을 빌려 "영혼의 고통이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자아를 탐구하게 만들고,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점은 드빌레르가 고통을 단순히 부정적인 경험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고통이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하게 하며, 고통이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고통은 인간 존재와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는 중요한 기회로 재해석됩니다.

철학의 실용적 가치

책에서는 철학의 실용적 가치를 여러 측면에서 조명합니다:

사고의 자유: 철학은 우리에게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명제와 연결지어, 철학적 사고는 사회적 규범이나 외부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도록 돕습니다.

윤리적 판단: 칸트의 윤리학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스토아 철학이 우리의 감정을 제어하고 이성을 통해 윤리적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자기 이해와 삶의 의미: 철학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여정을 제공합니다. 실존주의는 우리가 존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스스로의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적용: 드빌레르는 철학이 가정, 직장, 사회적 관계 등 모든 일상적인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철학은 인간관계의 갈등을 해결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며, 삶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데카르트의 관대함

드빌레르는 특별히 데카르트의 철학에서 '관대함'의 개념을 강조합니다. 데카르트가 말하는 관대함이란 "넓게 보고 크게 헤아리며, 소심함을 버리고 매사에 단호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를 갖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 폭넓은 시야와 과감한 행동, 그리고 그가 최악의 태도라고 지적한 '우유부단'을 극복하는 미덕"입니다.

『철학의 쓸모』에 대한 감상평

『철학의 쓸모』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완전히 뒤집는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추상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유 활동으로 여기지만, 이 책은 철학이 얼마나 실질적이고 유용한지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기술과 물질적 풍요가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 혼란과 방향성의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철학이 제공할 수 있는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합니다. 드빌레르는 철학이 단순히 삶을 이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더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임을 강조하며 철학의 실용성을 회복하려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철학적 개념을 쉽게 풀어내어 철학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일상적인 예시를 통해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여 독자들이 공감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일부 비평가들은 이 책이 철학적 주제를 폭넓게 다루었지만 각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다소 부족하며, 저자의 철학적 해석이 다소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철학을 일상에 적용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입문서이자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결론: 철학, 삶의 나침반

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의 쓸모』는 철학이 단순히 학문적 사유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철학이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살아있는 기술임을 강조합니다.

현대 기술 사회에서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지만, 철학은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안내하며,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나가는 데 철학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인생에서 휘청일 때마다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줄 나만의 철학이 단 하나만 있어도, 힘들어도 우리는 살아낼 수 있다는 드빌레르의 메시지는, 더 윤리적이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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