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 - 기후위기 대응의 역사적 전환점을 이끈 법정 투쟁의 기록

꿀깨비 2025. 3. 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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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은 리처드 J. 라자루스(Richard J. Lazarus) 교수가 쓴 환경법 관련 역작으로, 원제는 『The Rule of Five: Making Climate History at the Supreme Court』입니다. 김승진 번역가의 뛰어난 번역으로 2021년 5월 메디치미디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일어난 획기적인 기후소송인 '매사추세츠 주 대 미국 환경보호청' 사건을 다루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법적 투쟁의 전모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책의 개요와 핵심 내용

이 책은 1999년, 한 영세 환경단체의 무명 변호사 조 멘델슨(Joe Mendelson)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신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규제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하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다수 환경주의자들이 앨 고어가 당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만류했음에도, 멘델슨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습니다.

환경보호청이 이 청원을 거부하자 멘델슨과 그에 합류한 환경법 전문 변호사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은 결국 미국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기후소송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이산화탄소는 청정대기법상의 대기오염물질에 해당하는가?

이산화탄소가 청정대기법상의 대기오염물질이라 하더라도 환경보호청은 이를 지금 시점에서는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규제하지 않을 재량권이 있는가?

원고가 이 기후소송에서 스스로를 원고라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

특히 세 번째 쟁점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 쟁점에서 패배할 경우, 앞으로 다른 이들이 기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어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7년 4월 2일, 미 연방대법원은 5-4의 표결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지구온난화 피해에 대해 소송할 권리를 인정한 역사적인 판결"이 되었으며,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기후변화는 진짜이며, 그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고 명시적으로 공표했습니다.

저자 소개 및 이력

리처드 J. 라자루스는 하버드 로스쿨의 찰스 스테빈스 페어차일드 법학 교수로,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입니다. 그는 환경법, 자연자원법, 헌법, 대법원 변론, 불법행위법, 재산법, 행정법 등의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해왔습니다.

라자루스 교수는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화학 학사와 경제학 학사를 취득했으며,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조지타운 대학교 법학센터에서 윌리엄 J. 브레넌 법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최고재판소 연구소(Supreme Court Institute)의 교수 책임자로도 활동했습니다.

또한 2010년에는 BP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유출 및 해양 시추에 관한 국가위원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었으며,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법무부 관련 전환팀에 자원봉사 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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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의의와 영향

이 판결은 단순한 법적 승리를 넘어 환경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에서 기후변화 피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조치를 취했으며, 이 판결을 활용해 환경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규제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 판결을 명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성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감상평 및 서평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은 단순한 환경법 케이스 스터디를 넘어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복잡한 법적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퓰리처상 수상작 『여섯 번째 대멸종』의 저자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이 책을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역사적인 판결에 대한 결정판 이야기"라고 평가했습니다.

전 미국 에너지부 차관보 댄 레이커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모두가 치열하게 관여한 복잡한 소송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고 극찬했습니다. 이 책은 환경법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특히 이 책의 가치는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글로벌 이슈에 맞서 개인의 용기와 헌신이 어떻게 역사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조 멘델슨과 그의 동료 변호사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신념을 지켜냈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전사'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법과 과학, 정치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연구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와 같은 복잡한 과학적 문제가 법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정치적 의사결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법적,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환경 정책과 법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영감과 통찰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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