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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 김중혁의 77편 영화 에세이 심층분석

꿀깨비 2025. 3.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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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는 소설가 김중혁이 자신에게 의미 있었던 77편의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과 사색을 담아낸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영화 리뷰집이 아닌, 영화를 매개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책의 개요와 구성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는 2024년 9월 안온북스에서 출간된 520쪽 분량의 에세이집으로, 가격은 24,000원입니다. 책은 소설가 김중혁이 그동안 본 영화 가운데 자신을 뒤흔들었던 77편에 대한 글을 통해 영화를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저자가 영화를 보면서 스마트패드에 기록한 키워드 중심의 메모가 함께 실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 메모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남는 생각들을 이미지와 키워드로 정리하여 글을 구상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한 편의 영화 글을 완성하는 데 작가는 자료 조사 시간 등을 제외하고, 글만 쓰는데 보통 다섯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저자 김중혁에 대하여

김중혁은 1971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소설가입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으며,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1F/B1」으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요요」로 이효석문학상을, 『가짜 팔로 하는 포옹』으로 동인문학상을, 「휴가 중인 시체」로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장편소설 『좀비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등이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 중에서는 『악기들의 도서관』이 가장 많이 알려졌으며,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음악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중혁은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작가로, 영화 주간지 씨네21에 2009~2010년 작가 김연수와 함께 '나의 친구 그의 영화'를, 2014~2015년 '김중혁의 바디 무비'를 연재했습니다. 또한 2016~2021년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 Btv 영화 소개 프로그램 '영화당'을 진행했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과 특징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는 고전 영화보다는 현재로부터 10년 안쪽의 최신 영화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같은 한국 독립영화부터 <탑건: 매버릭>과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깊고 넓게 감상하고 싶게 만든다

지금 내 마음속을 채우는 감정과 생각을 잘 정리해 한 편의 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작법을 알려준다

영화를 통해 얻는 삶의 지혜

TV 앞에 놓아두고 '오늘은 무엇을 볼까' 고민될 때 참고할 수 있는 실용성

저자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적 즐거움을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에어'에서는 운동화에 대한 집착적인 허영심을,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설마다 어머니와 부쳤던 배추전의 맛을, '우리집'에서는 상자처럼 작았던 대학 시절 자취방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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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글쓰기에 대한 김중혁의 철학

김중혁에게 영화는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도구이자 글쓰기의 원천입니다. 그는 "영화는 내게 계단이고, 통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통해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 영화는 내게 목적지가 아니라 환승역이었다"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영화 자체로 온전히 완벽한데, 거기에 무슨 말을 보탠다는 게 미안해진다. 그래도 알고 싶었다. 내가 울었던 이유를 스스로에게 캐묻고 싶었다. 언어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작가로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어떻게든 써야 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영화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화로 인해 시작되는 이야기다."라고 말합니다.

김중혁은 글쓰기에 대해서도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그렇지만 미리 결론이 나있는 글을 쓰기보단, 어디로 갈지 모르는 여행처럼 미완성의 상태로 글을 써나가셨으면 좋겠다. 이상한 지점에서 글이 끝나더라도,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며 글을 끝내지마시길."이라고 조언합니다.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 경험을 권장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도 글을 써볼까?'라는 마음이 들면 더 좋겠다. 자신만의 첫 문장을 떠올리고,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하는 여행을 떠나면 좋겠다. 이 여행은 중독적이어서 앞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곧장 글이 쓰고 싶어질 것이다. 영화를 보고 오는 길에 저마다 다른 여행을 떠나는 글의 여행자들이 되면 좋겠다."

책에 대한 감상평

이 책은 단순한 영화 감상문 모음집을 넘어서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김중혁의 섬세한 관찰력과 깊이 있는 사색이 담긴 에세이는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더 넓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읽은 책들에 대해 쓰면서, 나는 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고 싶어 하는 게 뭔지를 알게 됐다. 그건 결국 나를 재발견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책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나는 나에 대해 쓰고 있었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또한 이 책은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메모 과정부터 완성된 글까지의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을 찾는 영감을 제공합니다.

52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이지만, 77편의 영화 에세이는 각각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모두에게 가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중혁의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는 영화와 글쓰기, 그리고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깊은 통찰이 담긴 에세이로, 독자들에게 영화를 더 깊게 감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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