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정대건 작가의 '급류'  - 감상평 및 청소년에게 사랑받는 이유

꿀깨비 2025. 3. 30. 17:00
반응형

정대건 작가의 '급류'  - 감상평 및 청소년에게 사랑받는 이유


2022년 12월 민음사를 통해 출간된 정대건 작가의 장편소설 '급류'는 출간 이후 입소문을 타고 서점가에서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특히 10-20대 독자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급류'의 줄거리부터 작가 이력, 문학적 가치, 그리고 젊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작품 개요


'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입니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40번째 작품으로, 2022년 12월 22일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급류처럼 빠르고 격렬한 서사 구조를 통해 삶의 격변과 인간 관계의 갈등을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작품 초반은 잔잔하게 시작되지만,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극적인 긴장감이 더해져 독자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저자 정대건의 이력


정대건 작가는 1986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원래는 영화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대학 4학년이던 26세 때 첫 독립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경 신춘문예에 'GV 빌런 고태경'으로 당선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한 정대건 작가는, 영화 개봉 이후 느낀 고립감 속에서 문학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소설은 좋은 의미에서 노트북과 손, 눈만 있으면 어떻게든 홀로 채워갈 수 있는 예술"이라며, "영화에선 표현할 수 없는 인물 내면의 모습, 갖가지 비유, 문장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영역들을 소설을 쓰며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반응형

 


줄거리 상세 분석


'급류'의 이야기는 강 하류에서 두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됩니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도담은 물에 빠질 뻔한 해솔을 구하면서 처음 만나게 됩니다. 이 운명적인 만남 이후,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됩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던 중,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불륜 관계인 듯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화가 난 도담은 그들이 만나기로 한 날 밤, 랜턴을 들고 뒤를 밟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목격하게 됩니다. 도담과 해솔은 두 부모가 급류에 휘말려 함께 죽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 충격적인 사건 이후 두 사람의 관계와 삶은 완전히 바뀌어 버립니다.

시간이 흐른 후, 도담과 해솔은 우연히 재회하게 됩니다.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관계가 쉽게 회복되지 않지만, 해솔이 부상을 입고 도담이 일하는 병원에서 만나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며 치유할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성숙한 관계로 발전해 나가게 되고,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도담이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이 그려지며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문학적 가치와 주제


'급류'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을 넘어 다양한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주인공들이 고통과 상처를 딛고 자신들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갈등, 용서,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깊이 탐구합니다.

특히 '급류'라는 제목은 단순한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인물들의 삶과 갈등, 그리고 사회 구조를 상징합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시련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현대사회에서 흔히 마주하는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대건 작가는 "사랑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싶어 '급류'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설은 부모, 연인, 친구, 가족, 동료 등 다양한 관계에서의 '사랑'을 보여주며, 모습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그 중심은 "나보다 타인이 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독자 반응과 역주행 인기의 비밀


'급류'는 2022년 출간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하여, 해가 바뀐 2025년에도 종합 15위, 소설 부문 5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설을 읽으며 눈물 흘리는 영상이 SNS에서 바이럴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습니다.

일반적인 한국 소설과 달리 '급류'는 10-20대 독자층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집계에 따르면, '급류' 구매자 중 10-20대의 비율은 45%로, 다른 베스트셀러 소설들(8~17%)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이처럼 젊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정대건 작가는 "집중력을 빼앗길 거리가 많은 시대인데 책을 완독하게 하는 몰입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정답이 없는 사랑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는 반응도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상평


'급류'는 제목처럼 독자를 빠르게 몰입시키는 강한 서사적 힘을 가진 소설입니다. 잔잔하게 읽으려 해도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몰입감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들의 감정선과 상황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이 돋보입니다. 같은 상황에 놓여 평생 잊기 힘든 트라우마를 안게 된 두 사람과 그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가 모두 다르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녹여낸 소설입니다. 또한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라면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며 독자의 생각을 자극합니다.

'급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장면 묘사와 인물의 심리를 깊이 있게 표현한 문장들로 독자의 감정을 강하게 울립니다. 영화감독 출신 작가의 시각적 묘사 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급류'는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사회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우리 모두가 마주하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면의 강을 건너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치유받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몸과 마음이 건조한 나날 속에서, 이 소설은 마치 촉촉한 기분을 선사하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느닷없이 가슴을 치고 달아나는 이 소설의 힘은, 우리의 일상에 특별한 울림을 가져다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