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비밀 882회에서는 만성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한때 희귀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크론병은 이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조명한 크론병의 원인, 증상, 진단 방법, 치료법 등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크론병이란 무엇인가?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크론병의 염증은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며, 병적인 변화가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가장 흔히 발생하며, 그 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 많이 발생합니다. 병적인 변화가 회장과 맹장에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40~60%로 가장 흔하고,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30%, 대장에만 발병하는 경우가 10~25%를 차지합니다.
크론병의 주요 증상
크론병 환자가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설사, 복통, 체중감소입니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전신 쇠약감과 무력감
- 식욕 부진
- 발열 및 야간 발한
- 혈변과 직장 출혈
- 구역과 구토
- 근육량 감소
크론병의 특징적인 점은 증상기(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와 무증상기(특별한 처치 없이 증상이 회복되는 시기)가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증상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치료 없이도 호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발병 후 완전하고 영구적인 회복은 극히 드물며, 크론병은 일생 동안 불규칙한 간격으로 거의 항상 재발합니다.
크론병의 원인과 위험 요인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그리고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세균총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의 가족이 크론병에 걸릴 위험은 최대 1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흡연자, 도시 거주자, 고소득자에게서 크론병의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크론병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 등의 섭취 증가가 장내 세균총에 영향을 미쳐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1인 가구 증가, 대기오염 등 생활환경의 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크론병의 합병증
크론병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 관련 합병증:
- 장 폐쇄 또는 협착: 크론병의 흔한 합병증으로, 경련성 복통을 유발하며 식후에 악화되기도 합니다
- 장 천공: 심한 복통을 동반한 복막염이나 복강 농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복부 농양: 고름이 가득 찬 감염 주머니가 형성됩니다
- 누공: 장과 피부 또는 다른 기관 사이에 비정상적인 연결 통로가 생깁니다
- 항문 열구와 항문 농양: 크론병 환자의 30~50%에서 항문 주위에 병적인 변화가 동반됩니다
- 독성 대장염: 대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드문 합병증입니다
- 대장암: 장기간 염증이 지속되면 대장암 위험이 증가합니다
장외 합병증:
- 관절염 및 척추 염증(강직 척추염)
- 피부 증상(결절홍반, 괴저농피증)
- 안구 염증(홍채염, 포도막염)
- 경화성 담관염
- 신장 결석
- 골다공증
크론병의 진단
크론병은 한 가지 방법으로 진단할 수 없고, 여러 검사를 병행하여 진단합니다:
- 병력 청취와 신체 검진: 증상의 양상, 지속 기간, 가족력 등을 확인합니다.
- 혈액 검사: 염증 수치, 영양 상태, 빈혈 등을 평가합니다.
- 대변 검사: 장내 염증 여부를 확인합니다.
- 내시경 검사: 대장 내시경을 통해 장 내부를 관찰하고, 특징적인 병변(종주 궤양, 조약돌 점막 모양, 아프타궤양 등)을 확인합니다.
- 조직 검사: 내시경 검사 중 채취한 조직을 분석하여 크론병의 특징적인 조직학적 변화를 확인합니다.
- 영상 검사: 소장 영상검사, 초음파검사, CT 촬영 등을 통해 농양이나 누공 등의 합병증을 확인합니다.
크론병의 증상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결핵성 장염 및 다른 장염과 유사하여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10대, 20대의 젊은 층에서 만성적인 복통, 설사, 체중 감소와 함께 항문 질환이 동반될 경우 크론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론병의 치료
크론병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관해를 유도하고 유지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질병의 진행을 막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약물 치료:
- 항염증제: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메살라민(mesalamine) 등이 사용됩니다.
-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프레드니솔론, 부데소니드 등이 사용되며, 중등도-중증 크론병의 급성기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 면역조절제: 아자치오프린, 6-머캅토퓨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이 사용되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성을 줄이고 관해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 생물학적 제제: 항-TNF 제제, α4β7 인테그린 단클론 항체 등이 있으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 항생제: 메트로니다졸, 시프로플록사신 등이 사용됩니다.
- 소분자 제제: 최근 개발된 새로운 치료 옵션입니다.
수술 치료:
크론병 환자의 약 50%는 결국 수술을 받게 됩니다.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천공, 조절되지 않는 대량 출혈, 지속적 또는 반복적 장폐쇄, 대장암, 농양이나 누공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생활 관리:
- 로페라미드와 같은 지사제를 사용하여 설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메틸셀룰로스 또는 유사 제제를 사용하여 대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항문 자극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재발 중이나 장 폐쇄가 있을 경우에는 섬유질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 규칙적인 예방접종과 암 선별검사가 중요합니다.
국내 크론병 현황
생로병사의 비밀 882회에서는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대해서도 조명했습니다. 2019년 기준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3만7000여 명, 크론병 환자는 1만8000여 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크론병은 특히 20~30대 젊은 남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며, 한때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크론병 환자의 일상생활
크론병 환자들은 심한 복통과 설사로 화장실을 자주 찾고, 일부는 합병증으로 장 절제술을 받은 후 장루를 달고 생활하기도 합니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아직 국내 일부 병원을 제외하면 장루 환자를 위한 화장실 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크론병에 걸리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오해가 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해기에는 학교나 직장생활, 운동, 취미생활, 여행은 물론 출산까지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
생로병사의 비밀 882회에서 조명한 크론병은 한때 희귀 난치병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며,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10대, 20대의 젊은 층에서 만성적인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이 지속될 경우 크론병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크론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적절한 시설 마련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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